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협약 “아름다운 동행으로 봐달라”
1년여 만의 조우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위치는 서로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순우(오른쪽)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이광구(왼쪽) 우리은행장의 얘깁니다. 이 회장은 직전 우리은행장을 지냈습니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동행’으로 봐달라고 했지만 묘한 기류가 느껴집니다.두 사람은 2014년 12월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맞붙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인 이 행장(당시 부행장)이 막판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고 이 회장은 급작스레 연임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20년 가까이 ‘호형호제’하던 두 사람은 그때 이후로 조금 어색한 관계가 됐습니다.
이 회장은 행사 직후 “저축은행 업계와 우리은행의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의 섭섭함도 모두 털어 버린 듯이 웃어 보였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1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그간의 감정이 말끔히 사라진 것일까요. 금융권에선 이들의 ‘동행’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비즈니스라고 평가합니다.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과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을 모두 팔아 치운 우리은행 입장에선 연계영업 창구가 필요했던 거지요.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저축은행들도 대형 시중은행과의 협업이 수익 다변화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의도나 배경은 더이상 중요치 않습니다. 전·현직 행장이 의기투합해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에 새로운 상생모델을 구축해나갈지 그 모습을 지켜보겠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1-29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