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절대평가 효과는…학생부담·사교육비 경감

영어 절대평가 효과는…학생부담·사교육비 경감

입력 2014-12-25 11:36
수정 2014-12-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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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풍선효과·영어실력 저하·변별력 상실 우려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될 영어영역 절대평가는 그동안 상대평가 방식의 수능 체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올해 영어영역 절대평가에 관한 권역별 공청회 및 전문가협의회, 학부모·교사, 대학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지만,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교육부는 25일 절대평가 도입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어영역의 변별력이 없어지고 학생들의 실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학, 과학 등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 학습부담 경감·실질 영어능력 ‘일석이조’ 기대 = 정부가 절대평가 도입의 필요성으로 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수능 영어 상대평가에 따른 학교 현장의 무의미한 경쟁과 학습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서열을 중시한 상대평가 방식에서 학생들이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지나친 경쟁을 벌이고 ‘과잉학습’을 하는 문제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영어는 수학, 국어보다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과목으로 꼽힌다.

올해 초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 사교육비·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약 18조6천억원)에서 영어교육이 약 6조3천억원(3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교육부는 또 절대평가가 학생들의 실질적인 영어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에서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지양하고 말하기, 쓰기, 듣기 등의 교육이 균형적으로 이뤄지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이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과도한 공부와 수능에 대비한 파행적 수업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여론이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도입에 긍정적이라며 근거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고등학교 학부모와 교사, 대학 관계자 1만1천449명이 참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영어영역 상대평가가 실질 영어구사능력의 향상에 적합하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이 50.3%로 긍정적 응답(24.8%)보다 훨씬 많았다.

절대평가 도입에 의미가 있다는 응답도 60%를 넘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도입으로 사교육비 감소, 학업부담 완화, 학교교육 정상화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환영 논평을 내놨다.

◇ “영어공부 안 해도 된다는 거냐” 우려 목소리 = 절대평가 도입으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게 나온다.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영어 학습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절대평가 도입은 어떻게 보면 영어 공부를 적게 하라는 얘기”라며 “학생들의 학습부담은 상당히 없어지겠지만 변별력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이 2015학년도 난이도 수준의 영어 문제에 절대평가 9등급제를 도입, 100점 만점에 90점을 1등급으로 상정하면 1등급은 전체 영어 응시자 58만여명의 상위 15% 정도인 8만7천명 정도가 된다고 밝혔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가려면 영어는 1등급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이 소장의 분석이다.

영어의 변별력 상실은 수학, 국어, 탐구영역 등의 사교육 증가를 유도하는 ‘풍선효과’로 나타날 개연성도 있다.

1점이 원하는 대학의 당락을 가를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이 다른 과목의 사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사교육이 국어, 수학에 몰릴 것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영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도 절대평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수능이 결국 자격고사로 바뀌면서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수 있고 아직 중·고등학교 영어교육의 말하기, 듣기 등을 위한 환경이 미흡한 상황에서 실용적 영어 교육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 영어 관련 대학별고사 엄격 규제 ▲ 공교육의 영어교육 정상화 정책 ▲ 수학 등 다른 과목의 절대평가 도입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9등급제와 4∼5등급제의 차이는 =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영어영역의 등급 방식을 9개 또는 4∼5개로 하는 것 가운데 결정할 계획이다.

9등급제와 4∼5등급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9등급제는 100점 만점에 90, 80, 70, 60점 등을 기준으로 등급을 구분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혼란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미리 설정된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고정분할방식과 연계될 공산이 크다.

학생이 자신의 등급이 얼마나 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반면 4∼5등급제는 시험이 실시되고 나서 등급을 구분하는 분할점수가 정해지는 준거설정방식과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분할점수가 학생들의 분포,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면서 다소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변별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9등급제가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절대평가의 도입 취지에는 4∼5등급제가 더 부합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가 중에 4∼5등급제를 찬성하는 분들이 많다”며 “학생들의 실력을 의미 있게 구분하는 등급은 4∼5개면 충분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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