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총리는 새해에 태평양전쟁의 격전지였던 남태평양 제도를 방문할 방침이라고 산케이 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아직 정확한 방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직 일본 총리의 남태평양제도 방문은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피지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이후 29년 만이다.
신문은 “제2차 대전 당시 50만명의 전몰자가 발생한 남태평양 제도를 방문, 일본인 전몰자를 위령하고 유골 수집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야스쿠니 참배에 이은 또 하나의 극우행보인 것이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반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나카소네 전 총리도 총리 재임 중인 1985년 1월 총리로서는 처음 20만 명의 일본군이 전사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뒤 같은 해 8월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선 1943년 4월 부겐빌 상공에서 일본 연합함대의 최고통수권자이자 진주만 공격의 주역이었던 야마모토 스고로쿠 사령장관이 전사하는 등 20여만명이 전멸했다. 솔로몬 제도의 사망자는 8만 8600명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때 국외에서 사망한 일본인은 240여만명 가운데 50만명가량이 파푸아뉴기니·솔로몬 제도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 숨졌다.
아키히토 일왕 내외는 2004년 2월 남태평양의 격전지였던 마셜 군도, 미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 팔라우 등 3개국을 방문하려다 정치적 의도에 대한 논란과 함께 치안상의 문제점 등이 제기되자 취소한 뒤 2005년 6월 사이판을 찾았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