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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핵폭탄 여러개 위력’ 왜?

아이티 강진 ‘핵폭탄 여러개 위력’ 왜?

입력 2010-01-14 00:00
업데이트 2010-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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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아이티를 강타한 지진은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거의 폐허로 만들다시피 한 ‘재앙’ 수준의 자연재해였다.다른 지역에서보다 유독 아이티에서 지진 피해가 컸던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은 일단 진앙의 위치가 포르토프랭스와 얼마 떨어지지 않았고 깊이도 지표면과 매우 가까웠다는 점,더불어 현지에 세워진 건축물이 지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들고 있다.

 ●대도시 바로 옆에서 발생한 ‘얕은 지진’

 영국 더럼대학의 로저 설 지질학 교수에 따르면 이번 아이티 강진은 핵폭탄 몇 개에 해당하는 파괴력을 지녔다.이번 지진으로 아이티 인구의 3분의 1에 이르는 300만명이 영향을 받았고 1천만명이 지진을 느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파악했다.

 이처럼 지진의 파괴력이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13일 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 강진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불과 10마일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게다가 지진의 깊이가 지표면에서 6.2마일 정도로 매우 얕아 충격이 거의 흡수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물리학연구소(IPG)의 얀 클링어 박사는 “지진은 매우 얕았고 깊이도 10㎞ 정도였다”며 “규모가 그 정도로 큰 데다 도시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했으니 자연히 피해도 광범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포르토프랭스 남서쪽 15㎞ 지점이었다.이는 카리브판과 북아메리카판이라는 두 대륙판이 만나 부딪힌 뒤 동서로 엇갈리는 경계에 해당한다.

 더불어 이 지점은 엔리킬로-플랜틴 가든 단층에 해당하는 곳이다.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이 단층에서는 1860년에 마지막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고,1770년과 1761년,1751년,1684년 1673년,1618년에도 강진이 나타났다.

 프랑스의 지진학자 파스칼 베르나르 박사는 단층의 속성으로 미뤄볼 때 이 지역에서 수년 안에 또다시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이후에 일어날 지진의 위치는 12일 지진의 동쪽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지진대비 설계 안한 건축물이 화근

 아이티 지진으로 발생한 엄청난 피해는 지진에 대비해 설계된 건축물이 포르토프랭스에 거의 없었다는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진건축연구소(EERI)의 파르자드 나에임 이사장은 “품질관리나 널리 알려진 건축 지식도 없이 건물을 지은 탓에 이번과 같은 참사가 벌어졌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나에임 이사장은 피해 현장의 사진을 검토한 결과 대형 건물 대다수가 비연성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붕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 세계 도시지역 가운데 지진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EERI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적용하고 있는 건축 규범은 건물을 지을 때 “부러지지 않고 옷걸이처럼 휠 수 있도록” 연성으로 건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 많은 건물이 비연성 콘크리트를 쓰는 상황이다.

 구조건축사협회위원회의 론 햄버거는 “이런 대규모 지진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우 엄격한 설계 원칙과 건축 규범이 필요하고 더불어 작업이 실제로 이같은 규범을 따라 이뤄지도록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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