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보다 더 무서운 봄철 불면증
봄철 대다수 직장인들은 식사 후 어김없이 눈꺼풀이 감기는 ‘춘곤증’을 경험한다. 춘곤증을 이기는 것은 허기질 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먹지 못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춘곤증보다 더 괴로운 증상이 있다. 바로 봄철 ‘불면증’이다.
●올바른 숙면법 인간이 매일 8시간가량 잠을 잔다고 치면 우리는 인생의 3분의1을 잠으로 보내는 셈이다. 수면은 하루 중에 쌓였던 피로를 풀어주고 낮 동안 활기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 같은 봄철에는 겨울보다 밤시간이 짧아져 생체리듬이 쉽게 깨지고, 수면장애 증상이 생기기 쉽다. 낮에는 춘곤증,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불면증을 이기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과식이나 과음을 피해야 한다는 것. 저녁 때 과식하거나 과음을 하면 위장에 무리를 주고, 밤에 화장실 출입이 잦아져 수면에 지장을 받는다.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취침 전에 샤워나 목욕을 하면 혈액 순환이 촉진돼 근육이 이완되고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오후에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오후 운동은 혈액순환을 돕고, 수면을 이롭게 한다. 반면에 밤늦게 하는 과도한 운동은 수면방해를 불러온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억지로 잠을 청해서도 안 된다. 다른 곳에서 가벼운 일을 하고 졸린 상태가 됐을 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베개가 너무 높으면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너무 낮아도 고개가 뒤로 젖혀져 기도 내부가 빠르게 마르고 수면에 방해가 된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베개는 목 뒤부터 머리 일부까지 둥글게 받쳐주는 것이 좋다.”면서 “커피나 홍차는 흥분을 일으켜 숙면을 어렵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면증 이기는 한방요법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계절의 ‘음양 변화’로 설명한다. 여름은 양기, 겨울은 음기가 강한 계절이라고 보면 봄은 양기가 늘어나고 음기가 줄어드는 시기다. 따라서 늘어나는 양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낮에 춘곤증이 나타나고, 음기가 줄어들면 밤에 불면증이 나타난다.
한방의 관점에서 불면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은 ‘봄나물’이다. 봄나물은 봄의 기운을 받아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적절히 공급해주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태국이나 베트남의 아열대 기후대에 나는 과일인 ‘용안육’(롱안)도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말린 것을 그대로 먹거나 대추와 함께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다. 연꽃 잎을 따다 말려 사용하는 ‘연잎차’도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마음이 초조해 긴장되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효과가 좋다.
산대추나무의 성숙한 종자를 건조해 만든 ‘산조인차’도 중추신경계통의 조절기능이 좋아 불면증에 사용된다. 다량의 단백질과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약간 볶은 뒤 보리차를 끓이듯 물에 넣어 끓여 마시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쉽게 화를 내는 증상도 완화시켜 준다.
마사지법도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상대방의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 양쪽을 손바닥을 모아 가볍게 두드리는 마사지법이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발바닥 가운데를 강하게 지압하면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용천’(湧泉)이라는 곳이다. 이곳을 자극해주면 불면증이 완화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일시적인 정도의 불면증이라면 차나 마사지 등의 손쉬운 생활요법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통 땐 가벼운 스트레칭 노인들은 요통이나 관절통으로 불면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 때는 물침대나 푹신한 침대보다 다소 단단한 요나 스프링 침대가 도움이 된다. 무릎 밑에 담요를 말아서 받치는 것도 좋다.
통증이 많이 느껴지면 가볍게 허리 근육을 스트레칭한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등을 대고 누워서 가볍게 다리를 드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따뜻한 온돌이나 전기 장판으로 허리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낮 시간에 지나치게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일을 많이 했거나 너무 오래 걸어 허리가 아플 때는 얼음찜질이 훨씬 효과적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04-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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