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3-10-09 00:06
수정 2023-10-0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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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여성 캐릭터 잇단 재해석

오페라 ‘살로메’ 일곱 베일의 춤
헤롯왕이 옷 벗는 장면으로 각색
‘카르멘’ 주인공, 스토킹 피해자로

여성 도구화한 과거에서 벗어나
시대 따른 ‘새 옷’ 자연스럽지만
지나친 각색, 원작 훼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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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는 주인공 살로메가 추는 ‘일곱 베일의 춤’을 비튼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는 주인공 살로메가 추는 ‘일곱 베일의 춤’을 비튼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남녀가 서로 유혹하려면 옷을 벗는 쪽은 누구일까. 정답은 없지만 그간 많은 작품에서 이 역할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그려졌다. 그 여자의 진짜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가들이 그려 온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다.

지난 6~7일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오페라 ‘살로메’에선 반대였다. 살로메가 옷을 하나씩 벗으며 의붓아버지 헤롯 앞에서 선보이는 ‘일곱 베일의 춤’이 이번엔 파격적으로 헤롯이 옷을 벗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헤롯의 맨살과 함께 드러난 것은 남성의 추악한 욕망이다.

기다리고 유혹하고 애원하고 버림받았던 여자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이어져 온 가부장적 질서 속에 수동적인 역할,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재조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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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극단의 ‘카르멘’에서 카르멘은 바람둥이 여자 캐릭터에서 벗어나 스토킹에 당당하게 맞서는 인물로 변모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극단의 ‘카르멘’에서 카르멘은 바람둥이 여자 캐릭터에서 벗어나 스토킹에 당당하게 맞서는 인물로 변모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인 집시 여인 카르멘은 그간 남성 편력이 있는 바람둥이 여성으로 치부돼 왔다. 그런데 지난 1일 막을 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카르멘’에서는 스토킹 피해자로 표현됐다. 고선웅 연출이 “카르멘은 잘못이 없다는 걸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지금 시대에 맞게 바라보며 카르멘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의도를 담아 재해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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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로 그려졌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시대가 변하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로 그려졌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여성 캐릭터에 새 옷을 입히는 흐름은 곳곳에서 잇따른다. 지난달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주인공 비올레타의 직업 ‘코르티잔’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걷어 냈다. 코르티잔은 귀족들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여성이지만 예술적인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재력도 가졌다. 비올레타를 맡았던 소프라노 박소영도 “코르티잔이 아닌 자유로운 예술가로 초점을 맞춰 주체적이고 똑똑한 여성을 보여 드리려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오는 15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장애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노래한 작품인데 신체장애가 없는 주인공이 무대에 오른다. 추정화 연출은 “프리다가 다리가 아파서 예쁜 신발을 못 신었을 것 같더라. 예쁜 하이힐을 신겨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가부장적 관점에서 쓰여 있던 것들을 이야기의 원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작가들이 무의식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을 도구화해 사용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젠더 모순도 중요한 관점이라 저도 연출하면서 신경 쓴다”고 말했다. 공연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은 여성 캐릭터를 재탄생시키는 강력한 동력이다.

다만 지나친 각색은 작가의 표현 의도를 벗어나고 원작이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살로메가 옷을 벗지 않고 관능적인 춤을 선보일 수 있었지만 헤롯이 옷을 벗는 바람에 많은 관객이 혼란에 빠졌다. ‘프리다’ 역시 신체장애보다 내면의 상처에 집중하다 보니 장애를 딛고 일궈 낸 프리다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데 아쉬움이 남았다.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서울시의회 이영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구 제1선거구)이 22일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역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사업은 총 63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에스컬레이터 2대를 신설한 프로젝트다. 2025년 3월 첫 삽을 뜬 이후 지장물 이설, 임시보행로 및 차수벽 조성, 기존 구조물 철거 및 신규 구조물 축조, 건축 마감에 이르기까지 제반 공정을 차근차근 거쳐 이날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의원은 “제기동역 1번 출입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 오늘 결실을 맺게 됐다”며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제기동역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기까지 공사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지만, 서울교통공사와 시공사, 관계자들이 노력해 개통까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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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술의 동시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피할 수 없는 변화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작품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100년 전 여성 캐릭터는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되는 것이 맞다”고 짚었다. 김재엽 교수도 “여성의 도구화는 일상에서도 경계하는 부분이다. 작품에 필연적이지 않다면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세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10-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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