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의 몸짓, 학폭을 고발하다

방관자의 몸짓, 학폭을 고발하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3-09-05 02:08
수정 2023-09-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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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정구호 함께한 ‘그리멘토’
교실 안 현실·치유의 과정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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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의 무용수가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 역할을 맡아 강렬한 움직임으로 ‘학교폭력’을 재현하는 현대무용 ‘GRIMENTO’는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16명의 무용수가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 역할을 맡아 강렬한 움직임으로 ‘학교폭력’을 재현하는 현대무용 ‘GRIMENTO’는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교실 안의 포식자가 먹이를 찾는 눈빛이 서늘하다. 그의 시선을 피해 모두가 고개를 숙이지만 이대로 아무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희망을 찾기가 어렵다. 무시무시한 학교폭력이 벌어지기 직전의 긴장감이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떨게 만든다.

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 23’의 대미를 장식하는 현대무용 ‘GRIMENTO’(그리멘토)가 오는 7~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제목은 프랑스어로 회색을 뜻하는 ‘GRI’와 라틴어로 기억, 순간을 뜻하는 ‘MEMENTO’의 합성어로 ‘회색의 순간들’을 의미한다.

인간 본연의 움직임을 무대화하는 작업을 해 온 김성훈 안무가, 서울시무용단 ‘일무’ 등을 통해 빼어난 감각을 선보인 정구호 연출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된 학교폭력을 주제로 그늘진 기억을 춤으로 풀어냈다.

무대 위엔 교실처럼 책상과 의자가 소품으로 등장하고 무용수 16명이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역할을 맡아 정교한 군무와 강렬한 움직임으로 학교의 일상과 학교폭력을 재현한다.

지난달 2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 연출은 “요즘 학교폭력 이슈가 많은데 해결책이나 힐링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는 게 적지 않은가 생각했다. 학교폭력은 꼭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 끊임없이 알리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작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역할은 방관자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회색지대 같은 존재들이다. 김 안무가는 “방관자가 군중심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방관자에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 싶어 군중심리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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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교실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과정이 총 6장에 걸쳐 전개된다. 단순히 폭력의 현장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치유의 과정까지 그려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2023-09-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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