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페뷔스 역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 인터뷰
지난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안젤로 델 베키오(왼쪽)와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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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하는 순간에도 이 무대가 끝이 나는 게 아쉽다며 배우는 고개를 저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31)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기하는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35) 얘기다. 극의 상징적 인물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29)도 “10년간 같은 역할을 했어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 든다”며 거들었다.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영원하고 변하지 않길 바라는 사랑을 노래하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사랑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속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안젤로 델 베키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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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내한했다가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하고 돌아갔던 터라 두 사람의 열의가 더욱 달궈져 있었다. “지난 한 해가 너무 끔찍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국 공연 막이 올랐을 때 삶을 되찾고 드디어 숨을 쉬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스키아레티), “처음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델 베키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노래하는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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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정한 자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델 베키오는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어려웠던 자세가 익숙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로, 2014년 내한 공연을 위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익혔다. “10대부터 항상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르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왼쪽)와 안젤로 델 베키오. 스키아레티는 “포토존을 처음 봤다”면서 “굉장히 멋있다”고 감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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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이 작품의 프렌치 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 스키아레티는 아직도 “꿈만 같다”는 말을 거듭했다. “넘버들이 결코 쉽지 않아 매일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는 어려운 작품”이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목표는 ‘인생작’인 노트르담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페뷔스 역할을 모두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누군가 살아가며 이런 감정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을 것이고 그래서 누구나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가 가진 사랑에 감정이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사람은 관객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델 베키오는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객들 때문”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작품을 즐기고, 20년 전 오셨던 분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특히 한국 관객들은 늘 웃음이 많고 공연을 아주 잘 즐겨 배우끼리도 한국에 올 때는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그런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 계명아트센터,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