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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와 삶의 균형 찾는 게 중요” 자유로워 더 아름다운 ‘리틀 쇼팽’

“피아노와 삶의 균형 찾는 게 중요” 자유로워 더 아름다운 ‘리틀 쇼팽’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11-18 20:10
업데이트 2021-11-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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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시향 협연 앞둔 ‘쇼팽 콩쿠르 우승’ 브루스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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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콩쿠르 무대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춤을 즐겼을 쇼팽을 떠올리며 섬세하고 우아한 연주를 선보였다. 쇼팽협회 제공
지난달 콩쿠르 무대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춤을 즐겼을 쇼팽을 떠올리며 섬세하고 우아한 연주를 선보였다.
쇼팽협회 제공
지난달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브루스 류(24)가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윌슨 응 수석부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많은 피아니스트들의 꿈의 무대에서 1위에 오른 영광의 순간을 재연하는 자리를 앞두고 18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오히려 덤덤한 얼굴이었다. 류는 “콩쿠르에서 우승할 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고 우승했을 때도 갈라 콘서트에서 또 연주해야 한다는 걱정이 앞섰다”면서 “대회가 끝난 뒤 며칠만 쉬고 계속 연주를 하고 있어 여전히 풀코스 마라톤을 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콩쿠르 직후 그는 폴란드에서 전국 투어를 갖고 해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날 만남도 이스라엘 공연을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온 다음날 이뤄졌다.

그가 ‘잠도 못 자고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마냥 토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연주를 위해 여행하는 삶이 누군가에겐 꿈같은 시간일 수 있다”며 “불평하고 싶진 않다”는 그의 웃음엔 피아노와 함께하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더 커 보였다.

그는 “프로페셔널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언제 결심했느냐”는 물음에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취미 부자’이기도 하다. 매일 수영을 즐기는 것은 물론 카트 레이싱에 푹 빠져 레이스 영상을 콩쿠르 예선에서 자랑하기도 했다. “지금은 물론 다른 어떤 취미보다 피아노에 헌신하고 있지만 피아노가 그저 일상의 루틴이나 직업으로 굳어지길 바라진 않는다”고 류는 강조했다. 그에겐 취미가 곧 “열정과 흥미가 가득한 것”이라고 하니 피아니스트로서 언제든 피아노에 대한 관심과 즐거움을 지키고 싶다는 뜻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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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의 영광을 재연할 피아니스트 브루스 류.  쇼팽협회 제공
오는 27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의 영광을 재연할 피아니스트 브루스 류.
쇼팽협회 제공
중국계 부모 아래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자란 성장 배경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새롭고 다른 것들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쇼팽 작품을 연주할 때도 그의 성격과 생각이 묻어난다. 류는 “연주할 때 나를 담는 것을 피할 수 없고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쇼팽 하면 고국을 그리워한 노스탤지어(향수)와 슬픔을 떠올리지만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제가 보기에 쇼팽은 늘 많은 사람들을 초청해 재미있게 지내고 춤을 춰 왈츠와 폴로네즈, 마주르카 등을 쓸 수 있었던 긍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선호하지만 그는 “우아한 소리와 울림이 좋았다”는 파치올리 피아노를 선택해 더욱 색다른 음색을 내보이기도 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피아노와 삶의 균형을 갖는 것”, “‘쇼팽 스페셜리스트’ 틀에 갇히고 싶진 않다”는 등 자유분방한 류는 앞으로 더욱 많은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만날 것을 예고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연주가 기대되고 감사하다”며 국내 팬들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설렘도 빼놓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11-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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