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삼일로 창고극장’ 연극계 ‘마이너리그’ 계속된다

다시 태어난 ‘삼일로 창고극장’ 연극계 ‘마이너리그’ 계속된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6-20 17:28
수정 2018-06-2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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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 창고극장’ 내일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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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 창고극장 재개관을 준비한 운영위원들. 왼쪽부터 박지선 도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오성화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대표, 이경성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전윤환 혜화동1번지 극장장, 정진세 극단 문 작가,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서울문화재단 제공
삼일로 창고극장 재개관을 준비한 운영위원들. 왼쪽부터 박지선 도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오성화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대표, 이경성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전윤환 혜화동1번지 극장장, 정진세 극단 문 작가,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서울문화재단 제공
2015년 10월 문을 닫았던 국내 최초의 민간 소극장인 서울 명동의 ‘삼일로 창고극장’이 22일 재개관한다.

서울문화재단과 삼일로 창고극장 운영위원회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과보고와 함께 “지난 40여년간 279개 작품이 공연돼 많은 공연예술인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던 삼일로 창고극장을 재개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소극장인 삼일로 창고극장은 세실극장과 함께 1970~1980년대 소극장 운동을 이끈 양대 메카로 알려졌지만 3년 전 운영난으로 폐관했다. 극장은 1958년 지어진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1975년 개관한 것으로, 6차례 극장 운영자가 바뀌며 2015년까지 운영됐다.

삼일로 창고극장은 개관 당시 형태를 최대한 보존해 60~80석 규모의 무대와 1층 갤러리, 2층 스튜디오를 함께 조성해 재개관한다. 2013년 극장을 서울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서울시는 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에 운영 위탁하는 방식으로 재개관을 추진했다. 시는 건물주에게 극장을 10년간 장기 임차했고, 임기 2년으로 위촉된 운영위원회가 민관 공동 형식으로 극장을 운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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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 창고극장은 재개관을 기념하는 공연과 전시를 마련해 관객을 맞는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극장의 대표 레퍼토리인 ‘빨간 피터의 고백’을 추모하는 의미의 기념극 ‘빨간 피터들’이 공연된다. 고 추송웅 배우의 1인극 ‘빨간 피터의 고백’은 초연 당시 4개월 만에 8만여 관객이 관람한 화제작이었다. 이번 기념공연에서는 4명의 연출가와 4명의 배우가 각각 다른 해석으로 작품을 올린다. 또 ‘K의 낭독회’, ‘관통시팔’ 등도 재개관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극장의 원래 이름이자 모태가 된 극단 ‘에저또’를 기념하는 기념전시회 ‘이 연극의 제목은 없읍니다’도 선보인다. 전시회 이름은 1969년 ‘에저또’ 극단이 무대에 올린 연극의 제목이다. 이 전시회에는 연출가 방태수가 소장한 자료와 1970년대 검열로 미처 무대에 올리지 못한 연극대본 등도 볼 수 있다. 또 극장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장소를 제공하는 ▲창고포럼 ▲창고사랑방 ▲창고공부방 등도 각각 열린다.

개관식에서는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삼일로 창고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이 모여 자신들의 추억을 얘기하는 ‘릴레이 토크’가 진행된다. 운영위원인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개관 당시 연극 ‘빨간 피터의 고백’을 보고 사귀어 결혼한 50대 부부가 참석해 당시 추억을 얘기하는 등 관객들이 동등하게 앉아 재개관을 축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특정한 사람에 의해 연극사가 쓰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함께 연극의 역사를 만든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일로 창고극장은 연극계의 ‘마이너리그’처럼 과거 실험적 작품이 올려졌던 곳으로, 운영위는 그 정신을 계속 이어 가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문화재단은 당초 지난해 9월 극장 재개관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안전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개관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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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6-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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