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집안일을 날 때부터 할 줄 알았나요?”..男 가사노동 참여율 미혼 때부터 낮아

여성은 집안일을 날 때부터 할 줄 알았나요?”..男 가사노동 참여율 미혼 때부터 낮아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8-11-03 10:10
수정 2018-11-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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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날 때부터 집안일을 할 수 있게 태어났나요? 자라면서 학습하고 배운 건데 남자들은 ‘난 배운 적이 없어서 못하겠어’, ‘이런 건 여자들이 훨씬 잘하잖아’라는 말로 가사노동을 회피하죠. 잘 못하기 때문에 안 한다고 하기보단 잘 못하니까 배워서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봐요.”

최근 가사 노동 문제로 남편과 크게 다툰 김경희(32)씨가 열변을 토했다. 둘 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 가사 노동의 분배가 절실함에도 남편은 해본 적이 없어 잘 못하겠다는 이유로 빨래 널기나 개기와 같은 간단한 집안일만 하려고 든다. 라면은 끓이지만 간단한 밑반찬조차 만들지 못하고, 설거지는 하지만 배수구에 모인 음식물 쓰레기를 치울 줄은 모른다.

부부간 가사노동의 불균형을 겪는 건 김씨만의 일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라 해도 상당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 시간이 길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생활시간조사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중 여성은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158분인데 비해 남성은 28분에 불과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2시간 10분이나 집안일을 더 한 셈이다.

기혼 남성들이 집안일을 분담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개 “할 줄 모른다”는 이유를 든 사례가 많다. 실제 미혼일 땐 어머니나 여자 형제 등이 가사일을 전담하고, 결혼 후엔 아내가 그 역할을 도맡게 되니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말이 영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연구(2018년 3호)에 실린 ‘성인이행기 남녀의 가사노동 시간에 대한 탐색적 연구’(이진숙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대학원)에서 2014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이용해 만 25세부터 39세까지 5381명(여성 2879 53.5%·남성 2502명 46.5%)을 조사한 결과 해당 나이대 남성들은 결혼하든 하지 않든, 혼자 살든 다른 가족구성원이 있든 가사참여율이 여성보다 낮았다.

결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사는 미혼 남성의 가사 참여 비율은 43.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혼자 살 땐 67.7%가 가사노동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결혼 직후엔 42.7%로 미혼 상태에서 가족과 함께 살 때보다 참여율이 더욱 낮아졌다. 아이가 생기면 46.8%로 비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시간으로 보면 가족과 함께 사는 미혼 남성은 하루 평균 27.4분만 집안일에 썼다. 혼자 사는 미혼은 46.9분을 사용했으며, 결혼 후 자녀가 없을 땐 26.0분, 자녀가 있을 땐 33.2분을 썼다.

반면 여성은 어떤 조건이든 남성보다 가사참여율이 높았다. 미혼이면서 가족과 함께 살 때는 78.4%가 가사노동에 참여했으며, 혼자 살면 86.2%로 늘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84.6%로 소폭 줄었지만, 미취학 자녀가 생기면 97.7%로 거의 모든 여성들이 집안일을 했다. 시간으로 보면 혼자 살 때 가장 적은 시간을 집안일에 할애했다. 미혼 여성이 가족과 함께 살 때는 하루 평균 85.7분을 집안일에 썼으나, 혼자 살면 80.1분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결혼 후엔 자녀가 없어도 134.9분 집안일을 했고, 자녀가 생기면 185.8분이나 사용했다.

보고서는 “여성은 어느 시기에서든지 남성보다 가사일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면서 “‘아내’나 ‘부모’의 역할을 맡기 이전인 미혼시기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일에 책임과 부담을 느낀다면 과연 생애과정에서 ‘결혼’을 선택할 것인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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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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