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품격 연주로 런던 달궜다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품격 연주로 런던 달궜다

입력 2014-08-28 00:00
수정 2014-08-2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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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BBC프롬스 데뷔 공연…한국적 감성 연주에 관객 열광

화려하고 역동적인 ‘정명훈표 K클래식’의 선율이 런던의 늦여름 밤을 달궜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7일(현지시간)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축제 ‘BBC 프롬스’ 공연에서 한국적 감성을 듬뿍 담은 격정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서울시향은 이날 드뷔시의 ‘바다’,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을 차례로 연주하며 공연장을 가득 메운 6천여 관객에게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 곡 비창의 선율이 서서히 사라진 뒤 잠깐의 적막끝에 터져나온 환호와 박수는 끝없이 이어졌다. 거장의 지휘 아래 교향악의 진수를 보여준 한국의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현지 관객들이 바치는 최고의 찬사였다.

서울시향은 이날 한국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BBC 프롬스 초청 무대에 올라 90분간 세계 정상급 연주로 화답했다. 체육관 수준에 가까운 공연장 규모나 클래식 본고장 관객의 까다로운 눈높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했다.

첫 곡은 드뷔시의 ‘바다’. 서울시향의 세련되고 변화무쌍한 연주에 관객들은 점차 무대와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한국 작곡가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에서는 협연자 우웨이가 동양의 전통악기로 천의 소리를 현란하게 빚어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정 감독이 이날 공연을 앞두고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이유였다.

이날 연주의 백미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었다. 비창은 국제무대의 찬사 속에 도이치그라모폰 음반으로 발매된 서울시향의 주 무기다. 관객들은 거장의 걸작을 한 편의 드라마로 펼쳐낸 연주에 숨을 죽였다. 격정적인 3악장이 끝나고서는 악장 중간임에도 관례를 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체 연주가 끝난 뒤 객석의 열화 같은 성원에 정 감독은 “서울시향의 프롬스 데뷔무대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관객들이야말로 오늘의 스타”라고 감사의 뜻을 밝혀 더욱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서울시향 단원들은 이어 프롬스 무대에서는 이례적인 앙코르 연주로 브람스의 헝가리무곡을 선물했다.

서울시향의 이번 공연은 2001년 NHK 심포니 이후 13년 만에 BBC 프롬스에 초청된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의 무대로 큰 관심을 끌었다. 당일 판매되는 입석을 제외한 5천200여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BBC 프롬스는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로 음악인들에게는 선망의 무대로 통한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펼쳐지는 90여 회의 공연은 영국 전역과 전 세계에 중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이 초청됐다.

서울 시향은 이날 무대를 끝으로 지난 21일부터 핀란드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을 거친 유럽 순회일정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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