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서원터에서 고려 불교유물 77점 햇빛

서울 도봉서원터에서 고려 불교유물 77점 햇빛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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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령·금강저 등 국보·보물급

조선 전기 서원터에서 고려시대 불교의례에 사용된 국보·보물급 용구 등 유물 77점이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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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도봉서원터에서 발굴된 불교 의례 유물인 ‘금강령’(왼쪽). 지금까지 출토된 동일 유물 가운데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1일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청이 공개한 77점의 발굴 유물들은 금강령·금강저 등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와 향로, 세, 향완 등 다양한 불교 용구들이다(오른쪽).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터에서 발굴된 불교 의례 유물인 ‘금강령’(왼쪽). 지금까지 출토된 동일 유물 가운데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1일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청이 공개한 77점의 발굴 유물들은 금강령·금강저 등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와 향로, 세, 향완 등 다양한 불교 용구들이다(오른쪽).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조선이 ‘숭유억불’ 정책을 펴면서 불교 사원터에 서원을 다수 세웠다는 문헌 기록은 있었으나 이를 증명하는 유적과 유물이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또 이곳에서 발굴된 불교의례 용구인 금강령(金剛鈴)의 경우 지금까지 발견된 같은 종류의 유물 가운데 제작 기법이 가장 뛰어난 데다 대승불교의 지파인 밀교(密敎)를 뜻하는 ‘오대명왕상’(불법을 수호하는 다섯 신)과 일반 불교의 ‘사천왕상’(불국토를 네 방향에서 지키는 신)이 동시에 새겨져 있어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독보적인 유물로 평가받는다.

21일 문화재청은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서울시기념물 제28호) 터에서 발굴된 불구(佛具)인 금동제 금강령과 금강저(金剛杵)를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와 뚜껑합, 다양한 형태의 향로와 향완(향을 피우는 그릇), 세(세숫대야 모양의 용구), 대부완(굽이 달린 사발), 발우(승려의 식기), 대접, 숟가락 등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금강저는 승려들이 의식을 치를 때 쓰는 방망이 모양의 도구로 마음의 번뇌를 번개처럼 부수는 무기를 지칭하며 금강령은 금강저의 한쪽 끝에 달린 방울로 흔들어 소리를 내는 불교 용구다.

발굴 조사를 맡은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의 이창엽 실장은 “출토된 금강령과 금강저는 그동안 발굴된 것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뛰어난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른 유물인 향로와 뚜껑합 등에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유물들이 고려 금속 기술의 정수와 함께 당시 불교의 번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고려 밀교 유물이 발굴된 전례가 드물다는 점을 들어 이 금강경과 금강저가 외국에서 수입된 물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지만 문화재전문위원인 주경미 박사는 “통일신라와 고려에서만 쓰던 철고리가 달려 있는 등 12세기 이전 국내 유물이 맞다”고 반박했다.

도봉서원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조광조와 송시열을 배향한 서원으로 1573년에 세워졌다. 도봉구청이 2012년 5월부터 9월까지 복원사업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해 9월 조사를 완료하고 현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유물이 나온 곳은 서원이 들어서기 전 자리했던 영국사(寧國寺)의 금당이나 대웅전으로 추정되는 건물터다. 발견 당시 유물들은 청동솥 안에 담겨 있어 일종의 제의 행위나 다른 이유로 묻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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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8-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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