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가 울타리 걷어내고 바깥 세상에도 시선 돌렸으면”

“가톨릭 교회가 울타리 걷어내고 바깥 세상에도 시선 돌렸으면”

입력 2012-12-12 00:00
수정 201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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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세상’ 펴낸 강우일 주교

한국 천주교에서 강우일(67) 주교만큼 현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대응하는 이도 흔치 않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이면서 주교회의 의장인 강 주교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쏟아내는 날 선 발언은 자주 교회 안팎으로부터 화살을 맞는다. 그런 그가 ‘화살 맞을 짓’을 또 한번 저질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해 현 시대와 사회문제를 복음과 교회정신으로 비춘 글을 묶은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바오로딸)을 낸 것이다. 다음주 책 출간을 앞두고 11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강 주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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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강우일 주교


“가톨릭 교회가 울타리를 걷어내고 교회 바깥을 향해 눈을 돌리는 자세로 회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책 출간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우선 돌려준 대답. “작은 공동체 안에서 우리끼리 사랑한다고 외쳐봐야 예수님의 진실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주교는 왜 그렇게 끊임없이 사회문제에 관여할까. “2010년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요. 단순히 병균이 옮겨다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무언가를 상당히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탈(脫) 원전 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이유다.

천주교 주교가 사회문제를 향해 내는 적극적인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가 적지 않을 터. 그 반향을 향해서는 이렇게 말을 돌렸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도 같은 하느님을 섬기고, 같은 성경을 읽고, 같이 기도하는 이들 사이에 생각이 달라 갈등이 일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그 갈등을 완전히 없애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입장과 발언에 도끼눈을 뜨는 신도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강 주교. 주교는 대신 “모든 교우들이 다 동의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세상의 종말까지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교우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설득하고 가르쳐야 하는 게 바로 주교들의 사명이란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간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인간의 품위와 존엄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모든 일에 교회가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한 군데 정주하지 않았고 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났음을 상기시킨 강 주교. 특히 당시 다른 종교지도자와 달리 그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소외되고 밀려나고 저주받던 사람들과 가장 많이 어울렸던 예수를 바로 보라고 말한다. “바티칸공의회의 핵심은 바로 ‘하느님의 백성’이 교회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백성이 움직이면 교회가 움직이는 것이지요. 성직자가 백성의 아픔이 있는 곳을 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사목 활동의 시선을 바깥 세상에서 힘들어하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아프다고 외치는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 예수님 제자로서의 자세라고 거듭 주장하는 강 주교. 그래서 그는 “지금 어려운 시기, 그리스도인들의 회심이란 곧 내부만을 바라보던 시선을 밖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로 인터뷰의 말미를 정리했다.

한편 다음 주 출간될 그의 책에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이유, FTA와 관련한 고찰, 원전 반대 이유, 구제역 사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성찰이 담겼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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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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