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정치개입 ‘도 넘었다’

종교의 정치개입 ‘도 넘었다’

입력 2011-08-24 00:00
수정 2011-08-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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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중립 지켜야”



최근 일부 대형교회들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종교가 정치에 개입해야 하냐’는 해묵은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과거에도 정교(政敎) 갈등이 있었지만 최근 일부 종교계의 정치 개입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보수 개신교계는 그동안 이슬람 채권법 반대, 여권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등 정부 정책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올 2월 ‘이슬람채권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금권선거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통성 기도를 인도하면서 참석자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도록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정치권과 가장 큰 각을 세운 것은 불교였다.

특히 지난해 말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은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은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이 삭감되자 정부·여당과의 대화 거부를 선언하고 정부·여당 인사의 사찰 출입을 금지했다.

또 최근에는 도로명 새주소 도입과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천주교 역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정부와 갈등 양상을 빚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종교계 모임도 결성됐다.

’생명과 평화의 세상 만들기’를 기치로 내건 기독교인들의 모임인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은 오는 30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창립예배를 하고 공식 출범한다.

이 단체는 “이 땅에 ‘생명과 평화의 정치’를 세워나갈 의식이 있고, 정책이 있고, 실천의지가 있는 정당과 정치인에게 투표하자는 운동을 한국 교회와 국민에게 알려나갈 것”이라며 내년 대선과 총선 때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는 정치인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종교계의 정치 개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종교계 인사들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해 존경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종교계의 정치 개입은 자신들의 이익 침해에 반발하는 측면이 강해 과도한 정치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24일 “인권 유린 등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사회 정의에 어긋나는 정책을 정부가 세웠을 때는 종교계가 일어나야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 정책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과 관련해 “성직자로서의 직업윤리, 사회적 윤리 의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가난한 사람, 힘없는 사람, 눌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종교”라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한) 이번 목사들의 사례는 일반적인 (정교 갈등의) 사례로 볼 수 없는, 몰상식한 경우”라면서 “특히 현 정권이 기독교 정권이라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교가 얼마나 문제적인 상태에 있는지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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