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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 “한국 개신교 지금보다 타락한 때 없어”

손봉호 교수 “한국 개신교 지금보다 타락한 때 없어”

입력 2011-04-01 00:00
업데이트 2011-04-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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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손봉호(73) 고신대 석좌교수는 1일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이 돈 선거를 하는 상황이니 한국 기독교가 지금보다 더 타락한 때는 없었다”면서 한기총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 기독교는 물론 세계 기독교 역사상 이런 일(금권선거)은 없었다”면서 한기총이 해체돼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한기총이 해체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기총 내부 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기총 해체를 처음 제안한 손 교수는 “개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개혁의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둘로 갈라져서 다투고 있으니 개혁할 세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 한기총은 없어도 된다. 한기총 같은 단체가 있어야 되는 건 아니며 사회와 교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니깐 차라리 없어지는 게 (한국 교회에도) 낫다”면서 “법정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기독교의 명예가 계속 땅에 떨어지게 되고 한국 교회에 엄청난 해를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한기총 문제는 갑자기 벌어진 게 아니다”면서 “한국 기독교 문화가 잘못돼 가고 있는 와중에 한기총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병폐는 돈을 너무 숭배하는 것”이라면서 “또 하나님, 예수님보다 자기 교회를 더 중요시하고, 성경이 말하는 교리가 아니라 복을 추구하면서 하나님을 그 수단으로 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이런 상황에까지 이른 것도 “성경에서 떠나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면서 “세속적인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한국 기독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됐습니다. 기독교가 커짐에 따라 세속적인 권한과 특권이 늘어났고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 타락하게 됐습니다. 한국 교회가 전반적으로 거만해지면서 오만불손해져서 우리 사회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사회적인 세력이 되어가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일본 지진은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일본 지진 관련 발언도 “성경의 가르침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예루살렘에서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18명이 죽었을 때 예수님이 ‘저들이 다른 예루살렘 사람들보다 더 죄가 많은 줄 아느냐’고 반문하셨는데 그 사람들이 죽은 것은 그들의 죄 때문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그 사람의 죄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기독교가 우리 사회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로 도덕성의 제고를 꼽았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법을 지키며, 정직하고 공정한 문화를 만드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면서 “피상적인,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문화를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는 문화로 바꾸는데 교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한기총은 자정 능력을 잃었지만, 한국 교회가 완전히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기총 해체 운동 모임이 있는 걸 보면 완전히 절망적이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양심적인 기독교인들이 앞장을 서면 자정과 개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고신, 통합 등 일부 교단들 사이에 한기총 탈퇴 움직임이 있다면서 “고신이 (한기총을) 떠나면 다른 교단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두 번째로 큰 교단인 통합이 떠나면 한기총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그분들이 일어나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한기총 해체)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낙심해 있는 크리스천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회에도 기독교가 완전히 다 썩은 게 아니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면서 “(한기총이 해체될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날 한기총 해체를 주제로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기조 발제를 했으며, 오는 4일 부산중앙교회, 5일 대구 명덕교회에서 잇따라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해 한기총 해체를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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