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2세기 맞는 구세군 대한본영 전광표 사령관
날씨가 추워지면 거리를 채우는 종소리, 그리고 빨간 자선냄비로 다가가는 손길은 우리에게 익숙한 연말 풍경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질 법한 의문 하나. ‘자선냄비’로 대표되는 구세군은 연말이 아닌 평소에는 대체 무슨 활동을 할까.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금융위기에도 자선냄비 온정이 작년보다 14%나 늘었다고 말하는 전광표 사령관.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답은 간단하다. 구세군은 12월이 아닌 달에도 ‘자선냄비’ 활동을 한다. 다만 12월에는 빨간 냄비를 ‘채우고’, 1~11월에는 냄비에 담아온 사랑을 ‘나눠주는’ 일을 한다. 12월 모금액으로 1년간 사회복지활동을 펼친다는 말이다. 구세군에는 자체 병설 사회사업시설만 320여개나 존재한다.
그럼 구세군은 사회복지단체일까. 아니 구세군은 엄연한 기독교의 한 교단이다. 그러면 구세군은 종교활동을 언제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전광표(68) 구세군 대한본영 사령관은 ‘마음은 하나님께, 손은 이웃에게’라는 자선냄비의 슬로건으로 대신 답했다. 12월 한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지만, 21일 서울 구세군 중앙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전 사령관은 차분한 웃음을 띤 단정한 모습이었다.
“구세군 창립자인 윌리엄 부스는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 두 구원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바로 사회적 구원사업의 일환이며, 곧 종교적인 복음 활동과도 같은 것입니다.”
1865년 영국 런던에서 윌리엄 부스에 의해 세워진 구세군은 사회사업을 통한 전인적 구원을 목표로 한다. 한국에서는 1908년 처음 선교를 시작했고, 빨간 자선냄비는 1928년 박준섭 사관이 처음 내걸었다.
자선냄비가 곧 구세군의 주요 신앙활동이기에 모금이나 이를 통한 복지활동도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전 사령관은 “구세군 활동은 인류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지역사회 섬기기,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자들의 복지를 지원하면서 궁극적으로 영혼구원과 사회구원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1일부터 시작한 자선냄비 모금은 이제 막바지로 가고 있다. 24일이면 결산을 한다. 성금은 지난해 이맘때 대비 14%나 늘었다.
올해 목표인 4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 사령관의 설명이다. 서민 경제생활의 체감 온도가 영하를 치닫고 있는 한 해지만 올해도 자선냄비에는 돼지저금통과 황금열쇠 기부, 사랑의 편지 등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례들이 많았다고 한다.
기독교 교단의 하나로서 구세군 역시 부흥과 선교 활동을 외면할 수는 없다. 지난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은 구세군에게 사실상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원년이었다. 새 100년 구세군을 맞아 전 사령관은 선교 2세기 장기 청사진을 위해 희망프로젝트를 2028년까지 5년 단위 4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찾아가는 자선냄비’ 등 모금방법 다양화를 비롯, 각종 사업을 계획 중이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해외 선교다. 눈코 뜰 새 없는 12월이지만 지난주 전 사령관은 해외 본영 설립으로 몽골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우리 동포가 있는 북한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이르러 하나님이 원하시는 한국 구세군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회개, 희망과 거룩한 전진을 할 것”이라고 다짐을 전했다.
새해를 ‘청소년의 해’로 정해 청소년 복지 관련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청소년 사업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결식아동 지원, 청소년 상담사업, 시설 청소년 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09-12-23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