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3일 전남 순천 송광사 관음전에 봉안된 목조관음보살좌상에서 15~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복장유물(腹藏遺物·불상을 조성할 때 그 안에 넣어두는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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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물들은 개금(改·불상에 금칠을 다시 하는 작업)불사를 진행하면서 불상 상태를 확인하던 중 발견된 것으로, 전적(典籍)류 및 다라니·의복·직물 등 총 450여점에 이른다. 또 이들은 모두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발견 예가 드물어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장(敎藏)의 하나인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의 권제 73·74·75는 이번에 처음 발견된 현존 유일본. 세조 8년(1462년)에 간경도감에서 전라도 광주목에게 의뢰하여 판각·간행한 것이다.
교장은 고려시대에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편집·간행한 대장경 연구해설서로 지금까지 흥왕사 교장도감본, 금산사 광교원본, 간경도감 중수본 등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대방광불화엄경합론은 지금까지 전해진 바 없어 고려시대 교장 성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장유물 중 의복은 남성용 저고리 1점과 여성용 배자(褙子) 1점이 발견됐다. 옷 안쪽에는 정확한 불상의 조성연대와 주체 등을 담은 발원(發願) 기록이 남아 있다.
발원문에 따르면 이 관음보살좌상은 1662년(현종3년)에 소현세자의 3남 경안군(慶安君, 1644~1665년)의 처 허씨(?~1684)가 발원하여 조성한 것으로, 17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조각승 혜희를 비롯한 6명이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다.
그 외에도 가장 이른 시기의 항라(亢羅·명주,무명실 등으로 짠 여름 옷감)를 비롯한 다량의 다라니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이 중 다라니는 다시 불상 안에 봉안하고 보존이 필요한 유물들은 송광사박물관에 별도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문화재청 오춘영 학예연구관은 “이 유물들은 관련 전문가들의 감정과 논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간경도감 불경들이 현재 대부분 보물인 점으로 볼 때 보물 지정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09-11-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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