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커 감독 “셰익스피어 작품 통해 많은 걸 배워… 경극의 진가 알게 될 것”

쉬커 감독 “셰익스피어 작품 통해 많은 걸 배워… 경극의 진가 알게 될 것”

입력 2009-07-30 00:00
수정 2009-07-30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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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 ‘태풍’ 첫 무대연출

홍콩 누아르영화의 대가 쉬커(徐克·59)감독이 첫 무대 연출작인 음악극 ‘태풍’을 들고 9월 내한한다. 제3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에 선정돼 9월4~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중국 전통 공연양식인 경극으로 풀어낸 ‘태풍’은 타이완 당대전기극장 예술감독이자 국민배우인 우싱궈와 함께 만든 작품으로 2004년 초연됐다. 영화 ‘와호장룡’‘영웅본색’의 의상·미술디자이너인 팀 윕도 스태프로 가세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 류더화, 류자링이 출연하는 신작 ‘적인걸’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인 그를 29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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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음악극 연출을 하게 됐나.


-내가 작품을 결정했다기보다 작품이 나를 택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오랜 친구인 우싱궈가 밤 늦게 전화를 걸어 연극 연출에 관심이 있느냐고 묻기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답했다. 우싱궈와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였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참 의외의 결정을 한 거였다. 경극이나 셰익스피어에는 문외한이었으니까.

→‘태풍’은 셰익스피어 희곡 중에서도 어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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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태풍’의 한 장면.
음악극 ‘태풍’의 한 장면.
-‘태풍’을 읽는 건 참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이를 연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우싱궈에게 ‘태풍’에 대한 나의 아마추어적인 지식을 너그럽게 봐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경극의 관점에서 셰익스피어를 이해하는 것은 서구 문명에 뿌리를 둔 원작의 힘과 이와는 전혀 다른 경극이라는 형식의 무대 언어를 연결시키는 것인데 이는 마치 균형을 잡기 어려운 얇은 현을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잃으면 셰익스피어 팬과 경극 팬 모두를 언짢게 할 수 있다.

→영화와 연극 연출의 차이점은.

-영화에서 얻은 경험은 모두 버려야 한다. 무대에선 매 공연이 늘 새로운 쇼이다. 관객 반응도 극의 일부가 된다. 나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걸 즐기는데 ‘태풍’에서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 무대에서 새로운 기회가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각색 단계부터 참여해 영화의 스토리보드처럼 주요 장면을 직접 스케치했으며, 영화속 몽타주 기법 방식을 무대에 활용했다.)

→당대전기극장은 ‘맥베스’ ‘햄릿’ ‘리어왕’등 여러 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통해 경극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경극은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본질을 알지 못하면 그 진가를 알 수 없다. 경극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사랑, 열정, 도덕성 등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도 ‘인류’라는 공통분모 아래 공유할 수 있는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면 전세계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경극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인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태풍’과 같은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나.

-최악의 태풍은 아마도 어린 시절 전쟁의 경험일 것이다. 시위를 진압하는 군대가 쏜 최루탄 가스를 처음 들이마셨을 때 죽음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살아있는 것만도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영화가 아닌 연극으로 한국 관객을 맞는 소감은.

-2004년 타이완 초연 당시 관객들이 보내준 기립박수를 잊지 못한다. 그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공연될지 몰랐고, 한국에서의 공연은 더더욱 상상하지 못했다. 영화로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지만 무대연출가로 한국 관객앞에 선다고 하니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9-07-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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