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소통능력 키워야”

“한국불교 소통능력 키워야”

입력 2009-05-20 00:00
수정 2009-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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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불교학자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

지한파이자 세계적인 불교학자로 잘 알려진 로버트 버스웰(Robert Buswel·56) 교수를 19일 만났다. 20일 포스코 청암재단이 개최하는 포스코아시아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국 UCLA에서 불교학 교수 및 불교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동아시아불교학 권위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20대에 출가해 송광사 등지에서 5년여를 살았고, 이후에도 한국과 미국을 오고 가며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힘썼다. 그의 부인도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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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


●한국불교에서 미래사회 희망 보아

서양철학을 꾸준히 공부하던 그가 처음 한국불교에 매력을 느낀 것은 ‘간화선’(화두를 들고 하는 참선) 때문이었다. 간화선 전통이 사실상 온전히 남아 있는 건 한국뿐이다. 그는 “불교는 이론에만 경도된 서양철학과 달리 실천수행이 탄탄해 매력적이다.”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또 “한국에 간화선 같은 정신적 훈련은 서양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문화의 다양한 전통 속에서 발전동력을 찾자는 이번 포스코아시아포럼과도 상통하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동아시아문명의 상호 연관성: 한국불교 사례를 들어’라는 제목으로, 원효·원측 등 7세기 한국 승려들이 중·일 불교에 끼친 영향에 대해 연설한다.

그의 한국불교 연구는 원효 등 신라 고승뿐 아니라 근·현대까지 아우를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가 한국불교 연구에 매달리는 까닭은 뭘까.

미래 사회에 대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불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 “불교는 자신의 수행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일깨워줘야 한다.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 아니냐.”고 했다.

한국불교 현실중 아쉽다는 점도 언급한다. “한국불교는 산속에 몇백년간 떨어져 있으면서, 소통하는 능력을 잊었다.”면서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게 불교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한국 고전 13권 번역작업도

그는 “불교는 인과관계(인연)를 중시하는 종교이기에 과학이 풍미하는 미래사회에 더 잘 맞을 것”이라면서 “인간은 물질적 부, 사회적 명성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근본적인 질문, 인간존재의 정체성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불교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원효에 대한 자료를 다시 모아 번역하고, 또 스님들의 절 생활을 고스란히 담은 책도 쓸 예정이다. 그리고 삼국유사 등 한국 고전 13권을 번역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09-05-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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