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로 다시 만나는 성직자들

오체투지로 다시 만나는 성직자들

입력 2009-03-25 00:00
수정 200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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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서울~임진각~북한 묘향산 순례

“천지자연의 순리를 따라 국민과 국토를 무한히 섬기겠다는 서약입니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이기고 대립과 갈등을 넘어 좀더 나은 세상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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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50일간 지리산 노고단에서 계룡산 중악단까지 오체투지 순례에 나섰던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다시 뭉쳐 오체투지 순례를 이어간다.

지난해 장정을 함께 한 수경(화계사 주지) 스님과 천주교 문규현 신부, 그리고 지난해 9월부터 안식년을 맞아 최근 순례에 합류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 등이 주인공. 이들은 오는 28일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을 출발해 75일 동안 하루 4㎞씩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는 절을 하는 오체투지 기도로 서울과 임진각을 거쳐 북한의 묘향산에 이르는 순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동행은 따지고 보면 지난해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라는 제목 아래 원래 북한 묘향산까지로 정했던 순례의 나머지 구간을 이어가는 행사. 순례단은 계룡산 신원사 앞에서 신경림 시인이 작성한 ‘고천문’을 낭독한 뒤 수덕사 설정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발한다.

충남 공주, 공주읍 정안면, 천안시 목천읍, 천안시를 거쳐 4월23일 경기도에 입성한 뒤 평택 오산 화성 수원 의왕 안양 과천을 지나 5월13일 남태령을 넘어 서울에 도착할 예정. 서울 입성 후 일정은 확정짓지 못했지만 5월17일 서울시청 앞, 다음날 명동성당과 조계사에서의 오체투지 기도에 이어 6월10일 1차 목표지인 임진각에 도달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지난해 순례는 연인원 5000여 명이 참여한 데다 마지막 구간에서 2000여 명이 동참하는 바람에 행렬이 3.5㎞에 이를 만큼 큰 관심을 모았던 행사. 그 마무리 순례인 이번 오체투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북한 지역내 일정과 관련해 순례단은 임진각과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묘향산에 이르는 구간 절차를 북한 천주교중앙협의회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통행이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순례도 지방에 몰렸던 지난해 순례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서울시내 순례를 향한 당국의 시선도 순례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례에 동참한 전종훈 신부는 오체투지 순례에 대해 “모든 문제를 경제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성직자들이 먼저 성찰하고 반성한다는 차원의 기도 순례로 본다.”면서 “이번 순례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사람의 길, 평화의 길, 생명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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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09-03-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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