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이 오싹~ 더위도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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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연 기자
입력 2008-08-04 00:00
수정 2008-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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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무덤 속에서 잠드는가 싶던 토종납량극의 대표주자 ‘전설의 고향’이 9년 만에 몸을 일으켰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 후속으로 6일부터 방영되는 것.‘구미호’‘아가야 청산 가자’‘사진검의 저주’ 등 모두 8편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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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구미호´ 등 8편 방송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얼마나 차별화한 ‘한국산 공포’를 전해주느냐 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스크린과 안방극장 모두를 점령한 악령·좀비·바이러스·엽기살인 등 현대 공포물에 식상함과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터. 그런 만큼 무섭긴 하되 가엾고, 두렵긴 하되 인간미 물씬 풍기는 한국 귀신 이야기에 대한 갈증 또한 클 수밖에 없다.

KBS 드라마2팀 윤창범 팀장은 “도깨비, 구미호, 저승사자 등 우리나라 전통 귀신들은 모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즉 휴머니즘을 갖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전설의 고향’은 반가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고 장담했다.

‘전통적 내용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제작진의 공언도 눈길을 끄는 대목. 지난 1977년 첫선을 보인 뒤 89년까지 이어지다 중단되고, 다시 96년 부활했다 99년 막을 내린 ‘전설의 고향’은 당시 종영의 이유로 거론된 소재 반복·진부한 주제의 위험성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상태다. 이번 8월 작품들과 관련, 제작진들은 “권선징악·인과응보 등 전통적 교훈을 전하는 한편 사회문제에 대한 풍자와 시사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설의 고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전설이란 플롯의 외연을 얼마나 다채롭게 확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윤 팀장은 “간단한 플롯 하나로 얼마든지 복합적인 구성, 참신한 창작이 가능하다.”면서 “수사물, 미스터리, 향토적 요소 등을 적절히 가미하고 고전에 대한 접근과 이야기 전개방식의 스펙트럼을 과감히 넓힌 만큼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씨는 “얼마나 호소력 있게 재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설의 고향’은 지난 3월 ‘드라마시티’가 폐지되면서 사라진 ‘단막극’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를 두고 단막극의 부활을 점치는 사람도 있지만, 섣부른 해석이란 지적이 많다.KBS측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어찌 됐건 5명의 PD가 1∼2편씩 맡아 단막극 형식으로 제작하는 만큼, 단막극 논의가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한성별곡 정’의 곽정환 PD,‘쾌도 홍길동’의 이정섭 PD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출자와 최수종, 이덕화, 안재모, 박민영, 이진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점도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산 공포+휴머니즘

이영미씨는 “8편 정도로는 본격적으로 ‘전설의 고향’이 부활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방송사마다 자존심을 거는 수목극 시간대에 편성한 만큼 전통 납량물의 부활을 실험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8-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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