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과학이야기] 염색은 물드는게 아닌 화학적 결합

[신나는 과학이야기] 염색은 물드는게 아닌 화학적 결합

입력 2007-07-09 00:00
수정 2007-07-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황진이가 새롭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TV와 영화를 통해 ‘황진이’가 다시 소개됐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우리민족이 과연 백의민족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얀 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라고 한다지만, 사극 속 주인공들의 옷은 흰색 옷이 별로 없다. 사극이 100% 예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고 해도 황진이가 입은 옷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황금색을 임금님만 사용했다고 하지만, 옷 자체가 만들어 내는 화려함에 한복의 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염색은 화학결합

요즘 우리의 옷도 마찬가지지만, 과거에도 염색을 통해 섬유에 색을 입혔다. 황진이가 살던 시대에는 화학물질을 통한 염색을 하기보다는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염료를 이용해서 염색을 했을 것이다. 염색은 염료분자와 천을 구성하는 분자가 결합하는 화학결합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결합이 튼튼하면 끊어지지 않아서 염색이 오래 유지되고, 결합이 튼튼하지 않으면 색이 바래거나 색이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섬유와 잘 결합하는 색소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임금님이 주로 입었던 붉은 색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목(蘇木)이 필요하다. 소목을 식초가 조금 들어간 물에 넣고 끓이면 주황색 계열의 색소가 우러난다. 붉은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기에 잿물을 조금 넣게 된다. 소목의 색소는 산성에서는 노란색으로 염기성에서는 붉은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렇다.

화려한 색은 어떻게 만들어 냈을까

예쁜 분홍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홍화가 필요하다. 보통 씨를 많이 이용하는 홍화의 꽃을 직접 이용하면 된다. 말린 꽃을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노란 색소가 빠져나온다. 노란 색소를 완전히 빼고 나서 약한 염기성 용액을 넣어주면 비로소 분홍색의 색소가 빠져나온다. 홍화의 색소도 역시 산성에서는 노란색을 나타내고 염기성이 되면 분홍색이 되기 때문이다. 홍화의 분홍색은 보통 물에는 빠져 나오지 않는 색소이기 때문에 비교적 염색이 안정되게 유지된다.

염색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매염(媒染)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봉숭아물을 들일 때 꽃과 잎만으로는 색이 예쁘고 짙게 잘 들지 않지만, 백반을 조금 넣고 찧어주면 예쁘고 진하게 물이 든다. 이때 백반의 역할이 매염이다. 염료와 염색하고자 하는 부분 사이에 들어가서 결합을 더 강하게 해 주기 때문에 염색이 오래 가게 된다. 천에 염색을 할 때에도 백반을 섞은 물에 담갔다가 염색을 하게 되면 예쁜 색도 만들 수 있고, 염색이 더 안정된다.

아토피도 많아지고, 새집증후군도 그렇고 환경이 역습을 해 온다는 이야기도 듣는 요즘, 화학적 염료가 아닌 자연을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만드는 천연 염색에 관심을 갖는 건 어떨까?

김경숙 아연중학교 교사
2007-07-09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