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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4월 서울 조계사 대웅전서 열린 종정 추대 법회에서 법전 종정이 법어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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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4일 ‘제28차 조계종 원로회의 겸 종정 추대회의’에서 임기 만료(3월25일)를 앞둔 현 법전 종정의 재추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불교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법전 종정은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 출범 이후 제6·7대 종정을 지내고 1992년 입적한 성철 스님 이후 15년 만에 5년의 임기를 마친 첫 종정이어서 그 거취가 종단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성철 스님을 이어 제8대 종정에 취임한 서암 스님은 94년 종단개혁의 와중에 물러났고, 9대 월하 스님은 98년 정화개혁회의에 의해 중도퇴진했으며, 현 종정 직전의 10대 혜암 스님은 임기중 입적했다.)
●총무원장 포함 추대회의서 합의 결정
조계종 종정은 행정 수장인 총무원장에 비해 권한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한국 장자종단(조계종)의 맨 윗어른이자 한국 불교 전체의 상징 격으로 추앙받는 자리. 종헌 규정상 세수 65세 이상, 승랍 45년이 넘어야 하며 법계대종사 등의 가장 높은 품계도 갖추어야 한다. 그런 때문인지 추대도 종단의 행정수장인 총무원장과 입법 수장인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 그리고 원로회의 위원 17명이 모인 위원회에서 합의 추대하도록 되어 있다.
7일 현재 총무원을 비롯한 종단에선 ‘재추대’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뚜렷한 후임이 부각되지 않았고 아직 임기 중인 때문인지 후임에 대한 공론이 일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현 종정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원로회의나 선원 수좌(수행 선승)들이 후임 거론을 꺼려하는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별다른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며 “현 종정이 재위중 특별한 하자가 없었고 전국의 수좌들 사이에서도 나름대로 수행력을 인정받아 재추대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귀띔했다.
●“특별한 치적 없었다”… 퇴위 의견도 ‘솔솔´
그러나 이같은 관측과는 달리 일부에선 “현 종정이 임기중 종단 차원에서 특별한 치적을 남기지 못했고 종정의 입장에서 개인 사찰 건립을 둘러싼 잡음을 빚는 등 위신을 실추시켰다.”며 새 종정 추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성철 스님의 인가를 받아 ‘깨달음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영남권의 모 선승을 비롯해 몇몇 수좌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선원 수좌들 사이에선 “법전 종정은 1947년 성철 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에 참여해 종풍을 이어오긴 했지만 해인사 주지를 지낸 것을 비롯해 행정 소임에 더 밝았고 수행력 차원에선 뒤진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있어 왔다.
조계종 역대 종정은 전통적으로 정통 수좌들에 의해 대물림되어온 특징을 갖고 있다. 결국 현 종정의 재추대 여부는 비교적 수좌들의 세가 강한 원로회의가 수행력을 앞세운 수좌들의 목소리를 담을 것인지, 아니면 종단 개혁을 강조하는 입장에 설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7-02-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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