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엄격한 통로로 ‘대중의 지혜’ 구하라

[Book Review] 엄격한 통로로 ‘대중의 지혜’ 구하라

입력 2007-01-27 00:00
수정 2007-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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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선 국면이다. 언론매체마다 정기적으로 유력 대선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지난달에 비해 몇%포인트 올랐다느니, 부동층은 또 얼마나 늘었다느니 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앞으로도 11개월 남짓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을 것이 분명하다. 선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의 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 조작되거나 방법상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참여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과연 대중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보다 열세로 나타난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의문 속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선거, 마케팅, 정책입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로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또 과연 여론조사는 믿을 만한 것인지 등을 명쾌하게 짚어주는 해설서가 나왔다.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미국 갤럽의 편집장 프랭크 뉴포트가 쓴 ‘여론조사-대중의 지혜를 읽는 핵심 키워드’(정기남 옮김, 안부근 감수, 휴먼비즈니스 펴냄)가 그것이다.

근대 이전 농경사회에서 여론조사는 필요가 없었다. 언제든 얼굴을 맞대며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여론조사는 최상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떠올랐다.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선거에서도 여론조사는 중요한 예측 수단이 됐다.

‘여론조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갤럽은 겨우 수천명의 표본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36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선을 정확히 예측해냈다. 반면 구독 명부와 전화번호부 등에 기재된 1000만명에게 용지를 보내 여론조사를 실시한 유력 잡지사는 상대 후보였던 알프레드 랜던의 승리를 예측했으나 실패로 끝났고, 얼마 후 이 잡지는 폐간됐다.

이 ‘사건’은 과학적 표본추출 방법을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이른바 ‘무작위 표본추출’의 ‘무작위(random)’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뽑은 것이 아니라 ‘엄격한’ 과정을 통한 선택이라는 게 뉴포트의 설명이다.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뉴포트는 두 장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중요성에 대한 저자의 철학은 확고하다.“일반인들이 공유하는 지식에서 위대한 식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시민들의 통합된 경험에서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상호작용하고 결합돼야 적합한 의사결정을 해낼 수 있는데 그런 지혜를 모으는 방법이 여론조사라는 것이다. 이른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는 지도자라 해도 모든 일에 관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자세하게 시민들의 의견을 묻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에는 지도자들이 시민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도 자세히 적혀 있다.

모두 11장으로 이뤄진 책에서 저자는 ‘여론조작’의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열번째 장에서 저자는 언론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을 강조해 보도하는 사례를 제시한 뒤 “매체는 여론조사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평가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384쪽.2만 5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2007-01-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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