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혼’ 또 한번의 ‘광복’

‘선비의 혼’ 또 한번의 ‘광복’

김미경 기자
입력 2006-04-13 00:00
수정 200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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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정선·이경윤·성삼문 등 조선시대 선비들의 공개되지 않은 시와 글, 그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남대학교(총장 박재규)와 예술의전당(사장 김용배)이 오는 25일부터 6월1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명가명품 컬렉션 전시회 ‘경남대박물관 소장 ‘데라우치문고’ 보물-시·서·화에 깃든 조선의 마음’.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일제하 초대 조선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다케가 수집한 한국유물 중 1996년 일본 야마구치현립대학이 경남대에 기증한 98건 153책에 포함된 작품 131점으로, 반환 이후 10년간 문예·미술사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거쳐 처음으로 대규모 전시가 이뤄지게 됐다.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고미술사학자인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은 “데라우치문고 중 일부이나 매우 중요한 작품들만 엄선했다.”면서 “특히 새로운 자료가 대거 발굴돼 조선시대 시와 그림, 글씨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눈에 띄는 회화작품으로는 왕족출신 이경윤(1545∼1611)의 화첩 ‘낙파필희’를 들 수 있다. 그동안 그의 진작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작품에 동시대인인 이호민·유몽인의 찬문이 적혀 있어 최립의 찬문이 적힌 호림박물관 소장 ‘산수인물첩’과 함께 진품으로 밝혀졌다. 또 안동 계회 풍경을 담은 ‘계묘사마동방계회도첩’은 남종문인화가 도입된 시기를 조선 초기로 앞당길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이정·정선·송민고 등 조선 중·후기 명가들이 그린 28점이 수록된 ‘홍운당첩’도 눈길을 끈다. 특히 정선의 ‘한강독조도’는 정선의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예작품으로는 조선 초·중기 유학자와 시문 대가, 명장들의 작품들이 대거 공개돼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서예사 연구의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성삼문·서경덕·정철·고경명·곽재우·양사언·임제 등의 육필 시고가 5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조선 서예에 대한 자부심이 배어 있는 석봉 한호의 자필 자료인 ‘석봉필론’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4-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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