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을 연출하는 것만큼 피를 말리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생방송을 자주 해야 하는 음악채널 PD로서 그만큼 황당했던 사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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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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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호 PD
KM 간판 생방송 프로그램,‘쇼! 뮤직탱크’(쇼탱) 무대 총감독으로 일하고 있을 시기였다. 전라도 광주에서 특집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오후 7시에 공연이 시작되고 두 팀 정도 공연이 끝났는데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이후 순서를 맡은 가수들이 모두 늦을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다.
무대에 올라야 하는 가수들이 도착하지 않은 급박했던 상황. 하늘의 도움인지,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차에 갑자기 불이 나서 쇼가 잠시 중단됐다. 화재를 진화하는 동안 가수들이 속속 도착했고, 결국 모두 별 탈 없이 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전화위복의 순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하고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남자 솔로 가수 K가 저지른 해프닝이었다.
그날 쇼탱은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음악을 위해 처음으로 생방송을 시도했다. 모든 스태프들은 잔뜩 긴장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흘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문제의 가수 K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일이었지만 말이다.
K는 노래 부르다가 고음 부분에서 쉰소리를 냈다. 녹화방송으로 착각했던 K는 “다시 할게요∼!”라며 노래를 멈췄다. 순간 모든 스태프들은 얼어붙었고, 관객들은 당황했다. 무대 앞에 있던 스태프들은 K에게 온갖 사인을 보내며 생방송이라는 것을 알렸고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K는 노래를 이어 부르며 순서를 마쳤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이처럼 음악 방송, 특히 생방송은 하루하루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래도 그러한 매력 때문에 아직도 방송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전문채널 KM PD chogoon@cj.net
2006-02-1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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