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KBS 편성팀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우리 모두가…’를 17일 오후 1시30분 방송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태준식씨가 명예훼손이 우려되는 일부분을 손질하고, 관련 재판 종결에 따른 상황 변화를 부연 설명하는 등 내용을 다소 고친 데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김이찬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장은 “KBS가 시청자 목소리를 자신의 기준에 맞게 재단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공영 방송에서 법으로 보장한 시청자의 표현수위가 어떤 수준인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퍼블릭액세스 권리가 얼마나 미약한지 새삼 느꼈으며 소중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사실상 검열인 이중 심의 관련 방송법 개정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가…’는 지난 200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젊은 조각가 구본주씨와 책임보험사 삼성화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삼성화재는 보상과 관련, 구씨의 예술가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채 도시 일용 노임(사실상 무직)을 적용, 유족들과 예술계의 공분을 샀다. 유족들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고, 삼성화재의 항소가 이어졌다.
태준식씨는 구씨의 작품 세계와 국내 예술계의 시위 과정 등을 다큐멘터리로 담아 지난 7월 ‘열린 채널’에 방송신청을 했다.KBS시청자위원회 심사를 거쳐 9월10일 방영 계획이 잡혔으나, 심의실에서 제동을 걸었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10월 말 조정이 성립된 뒤 ‘우리 모두가…’는 새로 구성된 시청자위의 심사를 재차 통과했으나, 이번에는 그룹 회장 등에 대한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며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열린 채널’은 세계적으로 지상파에서는 유일하게 법적으로 규정된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다. 시청자가 스스로 제작한 영상물을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방영에 차질을 빚었던 경우가 여럿 있었다.‘주민등록증을 찢어라’,‘에바다 투쟁 6년’에서부터 최근 ‘국가보안법과 한총련’, 하이닉스 노동자 문제를 다룬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가 그 사례이다.
시민단체들은 KBS가 심의실을 통해 ‘열린 채널’에 대해 이중 심의와 검열을 하고 있다고 번번이 항의하고 있으나,KBS는 심의와 편성은 고유 권한이며,‘열린 채널’이라고 해도 심의를 하지 않으면 방송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