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올해 가을은 케이블업계에게 ‘시련의 계절’이 될 성싶다. 그동안 몇차례 위기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업계는 1300만 가입자를 배경으로 발빠르게 대처해왔다. 최근 들어 광대역통합망(BcN)사업에 시범사업자로 참가했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각종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케이블망을 통한 인터넷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상파방송·통신사업자들의 반격이 개시됐다. 방송쪽에서는 방송시간 연장과 종합편성PP문제를, 통신쪽에서는 IPTV(인터넷TV)를 또 다시 들고 나왔다. 역차별을 호소했던 케이블 업계가 되려 역차별을 해명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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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연장, 방송위의 마지막 선물?
방송위원회는 지상파방송의 낮시간 방송을 허용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상파DMB(이동형디지털방송)서비스가 등장하는 12월쯤부터는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상황을 봐서 야간방송 제한도 풀겠다는 쪽이다. 케이블을 비롯해 각종 뉴미디어는 24시간 방송인데 지상파만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지상파 방송시간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는게 그 이유다.
그럼에도 케이블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케이블에서도 지상파의 영향력은 여전한데다 내년에 임기를 마감하는 2기 방송위원회가 방송사업자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는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24일 방송위가 연 공청회에서도 케이블업계의 이런 불편한 감정은 그대로 노출됐다.
●종합편성PP? SO들 가담?
종합편성PP(채널사용사업자)는 사실상 지상파 채널과 다를 바 없기에 케이블업계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다. 그나마 지역MBC들이 뭉쳤을 경우에는 MBC에 대한 특혜라는 대응논리라도 있다. 그런데 지역민방들까지 가세하면 상황이 변할 수 있다.
지역민방들은 이미 생존을 위해 전문PP등록을 모색하고 있었다. 때마침 지역MBC가 종합편성PP 얘기를 꺼내자 여기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 광주민방 송도훈 정책실장은 “29일 춘천에서 지역민방끼리 모여 이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해 차이가 있다면 지역민방의 일부라도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SO(유선방송사업자)들까지 여기에 가세하느냐다.‘케이블업계’라고는 하지만 PP와 SO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보니 의견이 다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들간 대립과 분열이다. 지역MBC측에서 일부 SO와 접촉한다고 밝히자 케이블TV협회가 “호응하는 SO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재빨리 진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미디어사업법? 또 IPTV?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지난 13일 ‘정보미디어산업법’을 발의했다.IPTV를 포함한 뉴미디어에서 통신사업자의 손을 들어준 법안이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IPTV만을 위한 법을 따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의원이 속한 곳은 통신사업자와 정보통신부를 다루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다.
케이블사업자들이 디지털전환을 통해 인터넷망 사업까지 시작하자 KT 등 인터넷 사업자들이 반격에 나섰다는 신호탄이다. 케이블업계는 ‘온 몸으로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언제까지 ‘선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미 KT는 한국방송학회가 마련한 연속 토론회 ‘IPTV 이슈와 전망’을 후원하는 등 치열한 홍보전에 돌입한 지 오래다.
●재허가추천 거부되는 SO나오나?
또 하나의 걸림돌은 SO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 심사다. 케이블업계는 사실 큰 걱정을 안하고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문제가 일어날 소지는 규모가 작은 SO들인데 이들의 경우 지역독점권을 보장받고 있어 방송위가 일방적으로 재허가추천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단하기는 어렵다. 방송위는 지난해 설마설마하던 iTV(경인방송)를 퇴출시켰다. 거기에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도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신 명분과 실익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역성과 공익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고 내년 방송위 상임위원 구성 때 지상파쪽 인물들이 독식하는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5-10-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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