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마리아 마리아-강효성의 힘 & 윤복희 관록

[공연리뷰] 마리아 마리아-강효성의 힘 & 윤복희 관록

입력 2005-01-11 00:00
수정 2005-01-11 08: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유혜정 극본, 성천모 연출)는 지난해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4개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해 12월23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중이다.

소극장 무대에서 한층 넓어진 무대로 옮겨 왔지만 공연의 빈틈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극적 전개가 빠르다. 그런 만큼 관객으로선 종교를 떠나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무대 위에 다리처럼 놓여진 세트도 시선을 끈다. 다리를 감싸고 위로 뻗어가는 나무덩굴 장치는 등장 인물들의 내적 고민을 표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이 작품에선 성서 속의 창녀 막달라 마리아와 간음하는 여인이 동일한 인물로 재창조됐다. 막달라 마리아는 바리새인으로부터 예수를 유혹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예루살렘을 떠나 로마로 가고 싶은 그녀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자신을 조건없이 감싸주며 곧 퍼부어질 돌세례도 걷어준 예수에게 감화돼 다시 태어난다.

타이틀롤을 맡은 관록의 배우 강효성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첫 곡 ‘활활 타올라라’부터 시종일관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대사나 동작을 구사할 때 이 노련한 여배우의 타이밍은 기가 막혔다.“예수 이 안에 너 있다.” 같은 조금은 식상한 대사도 때를 잘노려 던지니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때론 요부처럼 때론 푼수처럼 그러다가 순수한 영혼의 여인으로 거듭나는 그녀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녀의 넘치는 카리스마 탓에 예수 역의 김현성이 다소 밀리는 인상이다. 발라드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김현성은 음색까지 바꾸며 애를 썼지만 저울의 추가 강효성에게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이것마저 극 전개상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차피 작품은 마리아를 위한 것이니까. 인상적인 커튼콜은 여운을 짙게 남겼다. 마리아 엄마로 출연한 가수 윤복희가 몸과 맘을 다해 열창한 ‘당신이었군요’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 뭔가 움찔하는 느낌을 던져준다.23일까지.(02)593-0901.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5-01-11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