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란 무엇인가/장징 지음

미녀란 무엇인가/장징 지음

입력 2004-10-23 00:00
수정 2004-10-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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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이란 단지 용모가 아름다운 여성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문화의 지표다. 이질적인 문화 속의 미인의 조건을 살펴보면 각 문화의 특징을 알 수 있고, 문화와 문화 간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미녀란 무엇인가’(장징 지음, 이목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는 중국과 일본의 미인상을 좇아가며 미인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낸 미인 비교문화사다.

우키요에 화가인 초분사이 에이시의 ‘화하(花下)미인도’는 일본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미인도다. 만개한 벚꽃 아래 뒤돌아보는 자태로 서 있는 여인을 그렸다. 얼굴은 조금 마르고 길며 자그마한 입은 성적 매력의 상징이다. 그런가 하면 청대의 연화(年畵)인 ‘미인영희도’는 완전히 이질적인 미의식을 보여준다. 달걀형에 가까운 과실안(瓜實顔)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나머지 턱이 뾰족해져 얼굴 전체의 균형이 무너질 정도다. 작은 입은 일본의 미인도와 다를 게 없지만 쌍꺼풀이 선명하게 묘사돼 있는 점은 일본과 전혀 다르다. 어느 쪽이 과연 진정한 미인인가. 일본 고쿠가쿠인대 교수인 저자는 “시대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이(異)문화 사이에 공통되는 미인관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단언한다. 미인이란 전체적인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책은 ‘미인죄악론’에서 ‘추부예찬론’까지 미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사회·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핀다. 책에는 중국 전국시대의 벽화인 ‘인물용봉백화(人物龍鳳帛畵)’를 비롯해 동진시대 고개지의 ‘여사잠도’, 오대 고굉중의 ‘한희재야연도’, 우타가와 도요쿠니의 ‘입술연지를 닦아내는 미인’ 등 70여 컷의 ‘국보급’ 그림들이 실려 있어 작품 감상만으로도 묘미가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4-10-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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