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가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것 아닐까. 2집 앨범 ‘살롱 드 뮤지카(Salon de Musica)’로 돌아온 ‘불독 맨션’의 나이듦이 그래서 반갑다.“말랑말랑하고 가벼운 곡이 요즘 들어 막 당겨요.”벌써 ‘30대 아저씨’가 된 이들이 겪는 변화다.
록 밴드 '불독 맨션' 록 밴드 '불독 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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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밴드 '불독 맨션'
록 밴드 '불독 맨션'
“후회되더라도 새로운 걸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불독 맨션이 이번에 들려주는 음악은 라틴 음악.“영·미권 음악에 식상해 리듬이 화려한 남미음악을 하고 싶었죠.” 남미권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음악을 그 자체로 즐기는 성향을 직접 느끼고 싶어 리더 이한철이 선택한 것은 여행.남미권은 아니지만 같은 음악권인 스페인을 지난 4월에 다녀왔다.“음악도 음악이지만 그 곳의 강렬한 태양,흙 빛깔,시끄러운 거리분위기 등을 흡입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모던 록이란 범주에만 고정된 밴드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이한철의 바람대로 라틴 음악을 제대로 표현해냈다.그는 “음악도 먹는 대로 배설한다.”며 웃었다.첫 트랙 ‘You Expected,But we are’부터 귀에 꽂히는 사운드는 트랙이 다 돌 때까지 전혀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그러나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음악들을 듣고 있노라면 그 흥겹고 경쾌한 리듬에 몸을 가만 두기가 쉽지 않다.
타이틀곡 ‘엘 디스코 아모르(El Disco Amor)’는 베네수엘라 디스코밴드인 ‘로스 아미고스 인비지블레스’의 신나는 디스코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지난해 공연에서 이미 선보였던 곡이다.스패니시 추임새가 곡 중간중간에 섞여 흥을 돋운다.그러나 스패니시 기타로 시작되는 ‘오 마이 솔(O’My Sole)’에는 속지 마시길.들어보면 이한철이 ‘이 문디 가시나 와이리 이쁘노’를 매우 ‘스패니시틱’하게 발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강산에의 ‘와 그라노’에서 착안했단다.
이한철은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사랑은 구라파’에서를 꼽았다.“가장 진하기 때문에 앨범의 중심이 된다고 봐요.”음악감상 포인트를 묻자 장난스럽지만 뼈있는 대답이 돌아왔다.“이 음악들은 사서 들었으면 좋겠어요.” 1집 때도 뜨지 않았지만 이번엔 불황의 맛을 제대로 보겠다며 허허 웃는다.
불독 맨션은 9월18∼19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2집 앨범 발매 콘서트를 연다.무대 매너에 대해 스스로 “죽이죠.”라고 표현한 한 이들과 함께 제대로 된 라틴 음악여행을 떠나 볼 기회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4-08-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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