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만나본 뮤지컬 ‘미녀와 야수’

뉴욕서 만나본 뮤지컬 ‘미녀와 야수’

입력 2004-03-09 00:00
수정 2004-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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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연예술계의 심장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0년째 장기흥행 중인 뮤지컬 ‘미녀와 야수’가 오는 8월 국내에 상륙한다.‘미녀와 야수’는 애니메이션계의 독보적 존재인 월트디즈니사가 1994년 브로드웨이 뮤지컬산업에 진출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첫 작품.지난 91년 제작한 동명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미녀와 야수’는 전세계 20여개 도시에서 24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브로드웨이 제작진과 국내 배우들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될 한국 공연에 앞서 뉴욕 현지에서 ‘미녀와 야수’를 미리 만나봤다.

가족·연인 관객들로 붐벼

지난 6일 밤,뮤지컬극장들이 밀집한 브로드웨이 46번가의 룬트폰테인극장.1500석 규모의 공연장은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들과 연인들,중년층 관객들로 붐볐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관객 연령층이 폭넓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마법의 힘으로 흉측하게 변한 야수가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원래의 왕자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는 ‘미녀와 야수’의 스토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빠져들 만큼 매혹적이다.

뮤지컬보다 3년 앞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특유의 창의력과 상상력,아름다운 노래들로 환상적인 동화를 스크린에 훌륭하게 풀어 놓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때문에 뮤지컬 ‘미녀와 야수’에 대한 관심은 과연 이 성공적인 애니메이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무대위에 형상화했는가에 쏠린다.

특히 왕자가 야수로 변하고,다시 야수에서 왕자로 되돌아 오는 변신 기술은 가장 주목을 받는 대목이다.연출가 로버트 제스 로스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를테면 촛대와 괘종시계,차주전자와 찻잔 등 사물로 변한 성안의 하인들을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거만한 왕자가 노파의 호의를 거절한 벌로 눈깜짝할 새 야수로 변신하는 첫 장면은 관객을 순식간에 마법의 세계로 끌어들였다.이 장면에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 세계적인 마술쇼의 기술진이 동원됐다.

토니상을 수상한 의상 디자이너 앤 하우드 워드가 각양각색의 사물로 변한 하인들을 표현하기 위해 2년간 350여개의 스케치를 거쳐 제작한 독창적인 의상들도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세계적인 마술쇼 기술진 동원

특히 찻잔으로 분장한 남자아이는 관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동화속 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미녀 ‘벨’의 집과 야수가 사는 거대하고 웅장한 성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부드럽게 전환되는 무대세트도 관객을 공연내내 마법에 빠져들도록 하는 즐거운 볼거리였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극적 재미를 배가시켰다.벨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야수의 모습은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고,외모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벨의 당당한 아름다움도 돋보였다.벨을 쫓아 다니는 왕자병 환자 가스통과 촛대로 변한 정열적인 지배인,참견쟁이 집사 시계 등 조연들의 코믹연기는 시종일관 관객의 웃음보를 터트리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감미로운 사랑의 테마곡인 ‘뷰티 앤드 더 비스트’등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된 친숙한 노래들 외에 뮤지컬에는 7곡의 신곡이 추가돼 한층 극을 풍요롭게 했다.

‘미녀와 야수’는 개막 10주년인 내달 중순을 즈음해 ‘미스 사이공’을 제치고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6위 자리에 오른다.평균 객석점유율 80%를 유지하며 브로드웨이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미녀와 야수’가 국내에선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하다.

뉴욕 이순녀기자 coral@˝
2004-03-09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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