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코미디 2편 나란히 개봉-어디선가 누군가에…홍반장

국산코미디 2편 나란히 개봉-어디선가 누군가에…홍반장

입력 2004-03-04 00:00
수정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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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산 코미디 영화 2편이 나란히 선보인다.로맨틱 코미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과,코미디 ‘어깨동무’.두 영화에서는 엄정화와 김주혁,유동근과 그룹 NRG 멤버 이성진이 각각 호흡을 맞췄다.어느쪽 콤비플레이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지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는 단골이 되다시피 한 설정들이 몇 있다.가장 흔한 장치는,세속적 잣대로는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지 않은 남녀 신분의 벽.‘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사랑을 이루게 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그 결말을 빤히 들여다보면서도 빠져들게 된다.

12일 개봉하는 엄정화·김주혁 주연의 새 영화는 숨고르기를 하게 만드는 제목부터 별나다.‘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제작 제니스엔터테인먼트).노처녀 치과의사 혜진(엄정화)은 자신의 능력을 철석같이 믿었다가 큰코를 다친다.배짱좋게 던진 사표가 일사천리로 수리되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골로 내려와 작은 치과를 개업한다.이사온 첫날 병원자리를 주선해준 젊은 남자를 동네사람들은 ‘홍반장(김주혁)’이라고 부른다.복덕방 중개인인 줄 알았던 그 남자는 알고본즉 마을 대소사에 밤낮없이 쫓아다니는 진짜 반장.자장면 배달부,퀵 서비스맨,페인트공,라이브 가수,분식집 점원 등 일당 5만원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잡부’다.선한 마음 씀씀이 말고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남자와,자존심 빼면 시체인 노처녀 의사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영화는,예정된 수순을 밟으며 남녀가 밀고당기는 해프닝 모음이다.서로를 이해하기까지 토닥토닥 신경전을 벌이는 익숙한 일상 속으로 카메라가 고정됐다.얼핏 봐선 혜진의 동선을 따라 화면이 움직이는 듯하지만,그건 착시현상일 뿐.제목이 암시하듯 일관되게 극을 끌어가는 주체는 홍반장 캐릭터다.

새 생활이 낯설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혜진 앞에 홍반장은 늘 해결사처럼 나타난다.자동차 접촉사고를 내면 ‘안면’을 동원해 해결해주고,성희롱을 당하고도 억울하게 구치소 신세를 지고 있으면 어느새 현장 녹화테이프를 구해와서 빼내주곤 한다.흥미로운 것은,그렇다고 연애의 감정이 남자에서 여자로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오히려 콧대높은 혜진이 홍반장 앞에서만큼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주눅이 들더니 사랑고백도 먼저 하며 가슴졸인다.

‘럭셔리 팬터지’를 충족시키는 화려한 할리우드식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싱겁게 소박하고 착하다.소소한 일상에 주목하되 주인공들의 자의식 속으로 관객을 덮어놓고 밀어넣지 않는다는 점이 편안하다.두 주인공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극의 단조로움이 아쉽다.



황수정기자 sjh@˝
2004-03-0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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