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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우리집 앞마당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우크라 침공] “우리집 앞마당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3-03 14:30
업데이트 2022-03-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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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국립외대 강정식 교수가 전하는 전장

강정식 키이우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가 3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사진. 이 곳은 수도 키이우에서 6km 떨어진 스뱌토빼뜨롭스케 우크라이나(Свято-Петрівське Україна)지역이다.
강정식 키이우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가 3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사진. 이 곳은 수도 키이우에서 6km 떨어진 스뱌토빼뜨롭스케 우크라이나(Свято-Петрівське Україна)지역이다.
우크라이나 현지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 강정식(74) 키이우(키예프)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는 3일 “하루에도 열댓번 이상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면서 “통화 직전에 정원에 잠깐 나갔다가 폭탄이 터지는 소리 때문에 곧바로 집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동네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위험할까봐 바깥으로 안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6km 정도 떨어진 교외지역 자택에 머물고 있다. 강 교수와 알고 지내던 한국 교민들은 모두 떠났고, 현지에 남아있는 한국인은 30명 이하라고 전했다. 강 교수도 피란을 떠나려고 했지만 기차표나 국경까지 갈 기름을 구할 수 없어 현지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전기, 수도, 가스 등은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침공 첫 날 새벽 5시에 예고 없이 전기가 끊어진 적도 있지만, 다시 전기가 들어왔고 현재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집 근처에서 마트가 계속 운영중이라 엊그제 가서 식료품을 잔뜩 사왔다”고 말했다.
강정식 키이우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가 3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사진. 이 곳은 수도 키이우에서 6km 떨어진 스뱌토빼뜨롭스케 우크라이나(Свято-Петрівське Україна)지역이다. 건물이 폭격에 맞아 부서졌고, 시커멓게 그을려져있다. 강정식 교수 제공
강정식 키이우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가 3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사진. 이 곳은 수도 키이우에서 6km 떨어진 스뱌토빼뜨롭스케 우크라이나(Свято-Петрівське Україна)지역이다. 건물이 폭격에 맞아 부서졌고, 시커멓게 그을려져있다.
강정식 교수 제공
강 교수는 러시아가 8일간 침공을 벌였는데도 수도를 점령하지 못했다며 애국심 높은 우크라이나군들이 저항하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인 사상자만 6000명이 넘고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세계에서 무기와 금전 지원이 이어지고 있고 크로아티아, 프랑스에서 의용군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에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무기와 금전 지원,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며 러시아를 국제연합(UN)에서 퇴출시키고 UN군을 우크라이나 현지에 즉시 파병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UN은 러시아라는 강대국이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말로만 반응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해 국제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의 태도 역시 비판했다. 강 교수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를 두려워해서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이 2번에 걸쳐 몇 억 달러씩 보내오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것과 비교된다”고 꼬집었다.
최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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