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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간 철수 직전 첨단무기 및 항공기 70여대 폐기

미군, 아프간 철수 직전 첨단무기 및 항공기 70여대 폐기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31 11:37
업데이트 2021-08-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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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70대, 험비 27대도 버리고 떠나

아프간 철수 작전 중인 미 수송기
아프간 철수 작전 중인 미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CH-47 치누크 헬기를 싣고 있는 미군의 C-17 수송기. 2021.8.28
미 국방부 제공
미군이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항공기 수십대와 일부 첨단무기를 현장에서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프랭크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막판까지 미군이 쓰던 일부 무기를 재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폐기하고 떠났다고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은 그 사례로 카불 공항에 설치돼 운영되던 자동 방공요격체계(C-RAM)를 들었다.

C-RAM은 날아오는 로켓포나 박격포탄을 자동으로 탐지해 기관총으로 요격하는 장비다.

이 장비는 철군 직전까지도 활성화돼 30일 오전 카불 공항을 향해 발사된 무장세력의 로켓포 공격을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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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7 수송기 오르는 마지막 철수 아프간 미군
C-17 수송기 오르는 마지막 철수 아프간 미군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크리스토퍼 도나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아프간에서 마지막 철수하는 미군으로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그를 끝으로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완료됨에 따라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전은 종식됐다. 미 중부사령부 제공.카불 AFP=연합뉴스
매켄지 사령관은 “그런 장비들을 해체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절차라서 군사 용도로 절대 다시 쓰지 못하도록 불능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병사들을 보호하는 게 그런 장비를 회수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C-RAM뿐만 아니라 지뢰방호장갑차(MRAPS) 70대, 전술차량 험비 27대, 항공기 73대도 카불 공항에 남겨두고 떠났다.

매켄지 사령관은 “그 항공기들은 다시는 하늘을 날지 못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다시 작동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불공항에서 자국민과 현지인 협력자들을 대피하는 작전을 주도하던 미군의 마지막 철군은 심각한 테러 위협 속에서 진행됐다.
미군이 당초 철군 시한을 하루 앞당겨 30일(현지시간) 자정을 1분여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가운데 이날 미군 수송기 한 대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해 솟구치고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미군이 당초 철군 시한을 하루 앞당겨 30일(현지시간) 자정을 1분여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가운데 이날 미군 수송기 한 대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해 솟구치고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AP통신은 첨단무기들을 회수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폐기한 사례를 보면 안전 위협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는 철수 작전을 초조한 분위기로 주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국방부 지하 작전본부에서 마지막 수송기가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과정을 90분 동안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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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자축의 총성
카불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자축의 총성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30일(현지시간) 오후 11시 59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을 이륙한 직후 31일로 넘어가자 이를 자축하는 총성이 카불의 밤하늘에 울려퍼지고 있다. 2021.8.31
AFP 연합뉴스
이들은 입을 굳게 닫은 채 병사들이 활주로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방어체계를 불능화한 뒤 C-17 수송기에 오르는 모습을 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침묵이 너무 무거워서 바닥에 핀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으며 수뇌부는 마지막 수송기가 이륙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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