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오바마 도청지시 없었다”…트럼프는 ‘도청 주장’ 고수

美의회 “오바마 도청지시 없었다”…트럼프는 ‘도청 주장’ 고수

입력 2017-03-17 07:18
수정 2017-03-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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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상·하원 정보위 모두 공개 일축…공화-민주 한목소리

백악관 “의회 입장은 현시점에서 그렇다는 것…결론적인 것 아냐”

미국 공화·민주 양당의 의회 지도부가 일제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이른바 ‘오바마 도청지시’는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도청 주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현재 상·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 관련 모든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또 조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적어도 우리 정보 당국과 관련해선 그런 도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트럼프타워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미 정부에 의해 사찰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누네스 위원장은 “지난주에도 말했듯이 증거(부재)는 여전히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실제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이 있었다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이 실제로 있었다고 믿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받아친 것이다.

그러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의회 지도부의 입장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다소 흥분한 듯 ‘진정하라’는 말까지 하면서 언성을 높였으며, 중간중간 기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것들은 결론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의회) 성명은 분명히 현시점에서 그렇게(도청이 있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회는 아직 관련 정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그 입장(도청)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2016년 대선 때 있었던 여러 활동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있었다. 사찰 기술이 동원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도청 그 자체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는 점을 이미 분명히 했다”고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언급한 트럼프타워에 대한 직접 도청이 아니더라도 오바마 정부 차원의 광범위한 불법 사찰이 있었다는 취지의 언급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전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도 “도청은 많은 다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앞으로 2주 동안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도청 내지 사찰 관련 정보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 지도부가 당파를 초월해 오바마 도청지시 주장을 일축한 데다 관련 증거 제시도 쉽지 않아 보여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하원 정보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도청 의혹 주장을 철회하거나 법무부가 관련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진상규명을 위해 법무부 및 관련 산하 기관을 상대로 강제 조치를 밟을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한 상태다.

하원 정보위는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지난 13일까지 제출할 것을 법무부에 명령했으나 법무부는 이를 지키지 못한 채 시한 연장을 요청했고, 이에 정보위는 ‘러시아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청문회가 예정된 20일 이전까지로 시한을 연장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트위터에 구체적 증거 제시 없이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 이것은 매카시즘!”, “매우 신성한 선거 과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하다니 정말 저급하다.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감이다. 나쁜(혹은 역겨운) 사람!”이라는 등의 비난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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