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중남미 좌파정권 붕괴 도미노 왜?

잇따른 중남미 좌파정권 붕괴 도미노 왜?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4-18 17:15
수정 2016-04-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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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이어 브라질, 페루도?“경제 위기, 부정부패에 민심 돌아서”

 좌파 정권의 성지로 불렸던 중남미 지역에서 붕괴 도미노가 일어나고 있다. 극심한 경제 위기와 부패 스캔들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에서 우파 정권으로 교체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17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사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앞으로 상원 표결과 연방대법원의 탄핵 심판을 거쳐 호세프 대통령의 최종 운명이 결정된다.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정관계 비리 수사와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한 민심의 분노가 결국 중남미 최대 국가의 수장을 불명예 퇴진 위기로 몰아넣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은 사실상 중남미 좌파블록의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몰락을 의미한다. 중남미 좌파정권들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페루에서도 우파 정권으로의 교체가 예상된다.

 지난 10일 페루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대 페루에서 독재정치를 펼치다 권좌에서 쫓겨난 뒤 인권유린 등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큰 딸이다.

 오는 6월 후지모리 후보와 결선을 치를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는 중도 성향이긴 하지만, 세계은행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일한 바 있는 온건한 자유시장주의자로 평가된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도 현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에 비해 오른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2월에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 중인 좌파 성향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개헌에 실패해 4선 도전이 좌절됐다.

 2006년 취임해 세 번째로 연임 중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집권 연장을 위해 연임을 제한하는 현행 헌법 규정을 개정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벌였으나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비판과 부패 스캔들 속에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미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중도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야당 민주연합회의가 집권 사회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좌파 정당이 16년 만에 다수당에서 밀려났다.

 압도적 다수로 의회에 입성한 야당은 사회주의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서 아르헨티나에도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되며 12년간의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가 막을 내렸다.

 1998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집권 이후 한때 ‘핑크 타이드’(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중남미를 물들인 좌파 블록이 최근 몇 개월 새에 와르르 무너져내린 것이다.

 이 같은 붕괴에는 원자재 가격 급락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와 정권의 부패 스캔들, 일부 국가의 권위주의 통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 외무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좌파정권들의 잇단 패배는 주로 경제적인 현실 때문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너무 많은 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고질적인 부패의 덫에 걸려들었고 부패에 대해 점점 엄격해지는 눈높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카스타녜다 교수는 “열악한 경제상황과 전방위적인 부패 스캔들을 감안할 때 좌파의 패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언젠가 좌파는 다시 집권할 것이고 그 때에 대비해 좌파들은 이번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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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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