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돈 주지 말고, 자녀 입학 불허해야’ 스웨덴정부 주장 논란

‘거지 돈 주지 말고, 자녀 입학 불허해야’ 스웨덴정부 주장 논란

입력 2016-02-03 15:33
수정 2016-02-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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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족 급증 대책 보고서 “공인 자선단체에 기부가 최선” 인권단체 “인권의식 부족한 황당하고 독특한 발상” 비판

스웨덴 정부가 길거리에서 거지에게 돈을 주지 말아야 하며, 거지 자녀들에겐 학교 입학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 논란이 일고 있다.

스웨덴 정부의 ‘취약 유럽연합(EU) 시민 담당 조정관’ 마르틴 발프리드손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외국인 취약자 대책 보고서를 펴내며 기자회견을 했다고 2일(현지시간) 유럽 전문 매체 유랙티브 등이 보도했다.

이는 가난한 동구권 유럽연합(EU) 회원국 출신 집시족(로마족)이 거리에서 구걸하는 일이 급증하자 내놓은 대책의 일환이다.

스웨덴 STV 방송에 따르면, EU 회원국에서 스웨덴으로 이주해와 구걸하는 거지 수는 지난해 봄 기준 3천300~4천1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800~2천명)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대도시에선 이주자의 정확한 추산이 어려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루마니아나 불가리아 출신 집시족이지만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서도 대거 몰려 오고 있으며 스웨덴 최북단 마을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에도 있다.

발프리드손 조정관은 보고서에서 이들에게 돈을 주면 집시가 더 많이 몰려오고, 장기적으로도 가난에서 탈출하는데도 도움이 않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돈을 주려면 공인된 자선단체, 특히 이들의 출신국가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권고했다.

나아가 집시족 걸인 자녀에게 학교에 다닐 자격을 줘서는 안된다면서, 취학을 허용하면 루마니아 등 자국에서의 학업을 중단시키고 스웨덴으로 데려오는 일이 잦아진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오사 레그네르 아동.노인.성평등부 장관 역시 “우리 모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동냥해주는 것보다 루마니아나 불가리아의 구호단체들을 돕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스웨덴의 일부 정치인이 노르웨이 처럼 구걸행위 금지 법안을 추진했으나 양국 의회에서 부결된데 뒤이어 나온 것이다.

한편, 이 보고서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인권 의식이 부족한,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스웨덴 인종차별 반대 단체의 토마스 함마르베르그 의장은 “정부 공식기구 책임자의 주장이라기엔 황당하며, 아주 독특한 발상”이라고 비꼬면서 “자선단체 기부든 걸인에게 직접 주는 것이든 다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집시 출신으로 스웨덴에 거주한 지 2년 된 플로린 류는 SVT방송에 “내 나라 구호기관들이 나를 도와준 일이 전혀 없다”면서 “내가 돈을 벌어 루마니아에 있는 가족을 돕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잘사는 복지국가인 스웨덴으로 가난한 EU 회원국 시민들이 대거 이주하고 있으며, 지난해 받아들인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 출신 난민신청자만 16만명이나 된다.

스웨덴의 난민 신청자 수는 인구 1백만명 당 5천700명이며, 이는 인구 규모 대비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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