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판, 경선도 하기 전에 ‘트럼프-힐러리’ 대결구도?

미국 대선판, 경선도 하기 전에 ‘트럼프-힐러리’ 대결구도?

입력 2016-01-03 10:48
수정 2016-01-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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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힐러리 지목하며 대선승리 호언…“힘·정력 없다” 낙인찍기 힐러리, 남편 빌 클린턴 앞세운 유세전…트럼프 공세 정면돌파 시도

미국 대선판이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민주·공화 양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간의 대결구도가 그려지는 분위기다.

새해 벽두 클린턴 후보를 상대로 대선 승리를 호언장담한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의 ‘나이’와 건강‘을 문제 삼는 것은 물론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까지 싸잡아 공격하는 모습이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직접적 맞대응을 피하면서도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성차별 카드‘를 계속 활용하는 한편으로, 성추문 추문의 당사자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공개 유세석상에 등장시켜 트럼프의 파상공세를 정면 돌파해나갈 방침이다.

트럼프 후보는 대선후보 경선의 첫 시험대인 아이오와 코커스(2월1일)를 한 달 앞두고 당내 경선후보보다는 ’힐러리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임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굳히려는 전략이다.

트럼프 후보는 1일(현지시간) 자정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에서 부인과 아들딸 부부 등 가족 전체를 대동한 채 폭스 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해) 힐러리와 맞서 싸우기를 고대하고 있다. 힐러리에게는 내가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대선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를 상대로 “힘이 없다” “정력이 없다”는 어법을 되풀이하며 나이(69세)와 건강상의 우려를 물고 늘어지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는 공화당 내 경선후보인 젭 부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로 에너지‘(low-energey·힘이 없다는 뜻)라고 낙인찍은 것과 같은 수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는 분석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말 NBC와 ABC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힘과 스태미너가 너무 없다”, “나는 힘과 강인함을 대표하는데, 힐러리는 강하지 못하고 약하다”, “대통령이 되기에는 에너지 수준이 약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휴양지인 힐튼헤드 유세에서는 “힐러리는 심지어 젭 부시보다도 에너지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강한 후보 vs. 힐러리 =약한 후보‘라는 식으로 유권자들의 인식이 형성되게끔 선거프레임을 짜려는 포석인 셈이다.

트럼프 후보에게 또 하나의 공략지점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98년 르윈스키 성추문 사건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세계 최고의 (여성) 학대자들 중 한 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는 클린턴 후보 측이 어떤 식으로든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를 들춰내는 동시에 클린턴 후보 측이 공격하는 ’성차별‘ 논란의 초점을 흐릴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맞서 클린턴 후보 측은 미국 언론에 “우리는 트럼프의 발언에 겁먹지(bullied) 않을 것이며, 클린턴 후보와 남편을 향해 던지는 돌팔매에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접적 맞대응을 해봐야 트럼프의 전략에 말려들 공산이 큰데다 본선도 하기 전에 미리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클린턴 후보 측은 트럼프 후보가 나이와 건강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측근은 WP에 “지난 10월 의회의 벵가지 특위 청문회 때 11시간이 넘도록 청문회에 앉아서 대응했다”며 “나이 어린 측근들보다 더 활동적이며, 일이 많은 날일수록 일이 끝나고 나면 맥주를 싶어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다음주 한 주 동안 뉴햄프셔주에서 세차례, 아이오와주에서 다섯차례, 네바다주에서 두차례 유세를 하는 강행군을 할 예정이라고 캠프 관계자들은 밝혔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애나 그린버그는 WP에 “클린턴 후보의 나이가 트럼프 후보(70세)와 동년배임에도 트럼프를 비롯해 누구도 남자에게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부인을 위한 공식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는 4일 뉴햄프셔주 내슈어의 한 지역대학(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유세행사를 갖는데 이어 엑스터시에서도 소규모 유세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가 제기하는 과거 성추문 사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트럼프 대 힐러리'의 공방 구도 속에서 양당 경선에 참여중인 경쟁 후보들은 목소리와 존재감을 잃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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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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