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권교체돼도 군부 ‘건재’…군, 의회 내 거부권 확보

미얀마, 정권교체돼도 군부 ‘건재’…군, 의회 내 거부권 확보

입력 2015-11-10 14:11
수정 2015-1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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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의석 할당 보장에 선거 결과 따라 거부권 확보 가능성도

미얀마 총선 결과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야당이 집권하더라도 군부의 영향력은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군부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상하원에서 25%의 의석을 헌법에 의해 할당받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헌법 개정 등에 대해서는 상하원 정원의 4분의 3(약 75%)의 동의를 얻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의회에서 25%의 의석을 보유한 군은 헌법 개정, 주요 정책 입법 등에서는 거부권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군부가 최악의 상황에도 국정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고 사전에 이런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약 반세기 동안 독재 정치를 펴왔던 군부는 2003년과 2008년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한 뒤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하는 장치를 헌법에 미리 마련했다.

군부는 또 내무, 국방, 국경경비 장관 임명권도 확보하고 있다. 행정부는 대통령 산하지만 이들 3개 핵심 부처 장관은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하며, 내무 장관은 정부의 행정 사항 전반에 광범위하게 간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최고 사령관은 최대의 정치 실세 중 한 사람으로 통하며, 군부 출신 의원들은 표결 등 의회 안에서 의사 결정할 때 거의 전원이 최고 사령관의 지시를 따른다.

NLD가 의회 다수를 차지하더라도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는 점은 민주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수치 여사는 이번에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외국인 자녀를 둔 국민의 대선 후보 출마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인 학자와 결혼했던 수치 여사는 영국 국적 아들이 2명 있다.

수치 여사가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이런 조항이 개정돼야 하나, 군부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개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NLD 진영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면 다시 헌법 개정을 시도해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에 수치 여사가 출마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부와 협상을 통해 현재의 의회에서 내년 대선 전에 개헌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의 압승을 지렛대로 삼아 군부에 일정 권한과 역할을 인정하는 대신 개헌에 대한 동의를 받겠다는 의사로 관측된다.

군부는 의회와 행정부뿐 아니라 주요 기업, 경제 관련 기관 등 경제계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이 집권하더라도 군부와 협력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정부를 이끌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치 여사와 NLD는 이처럼 막강한 군부의 영향력과 권한을 의식해 이미 수차례 군부와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군부가 이번 선거 결과에 순순히 승복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군이 국민의 뜻을 존중해 선거 결과 승복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 사이에는 군부가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군부는 1990년 총선에서 NLD가 80% 이상의 지지율로 압승하자, 부정 선거라며 선거 결과를 무효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얀마 정국은 앞으로 개표 결과 및 군부의 선거 결과 승복 여부에 따라 몇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NLD가 개표 초반에 나온 90% 넘는 득표율로 대승한다면 NLD는 단독 집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개표 초반의 득표율이 개표가 끝날 때까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개표 초반에는 NLD 지지세가 강한 도시 지역 개표 결과가 집계에 많이 반영되는 반면 후반으로 갈수록 USDP 세력이 강한 지방, 시골 등의 개표 결과가 다수 발표될 것이기 때문이다.

NLD가 선출직 의석의 67%를 얻지 못해 단독 집권하지 못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해 대통령을 배출하고,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NLD는 북부 샨 주 소수민족과 이미 선거 후 전략에 대해 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혼란과 군부 및 민주화 진영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미얀마 국민은 군부나 정부가 부재자 투표 조작 등을 통해 선거 결과를 왜곡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NLD는 10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속임수를 쓰려고 고의로 총선 결과 발표를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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