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해제 CIA 보고에서 드러난 박정희의 ‘김종필 견제’

기밀해제 CIA 보고에서 드러난 박정희의 ‘김종필 견제’

입력 2015-09-17 14:27
수정 2015-09-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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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기밀해제로 일반에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 일일보고 문건에는 5·16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한국 군부 내의 알력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그의 처조카이기도 한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초기부터 강력히 견제해 왔다는 내용이 주목된다.

CIA 일일보고서는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명칭 대신 ‘군부 집단 통치기구’를 뜻하는 ‘군사평의회’(junta)라는 단어나 ‘통치위원회’(ruling council)라는 표현을 썼다.

또 박 의장의 칭호는 군 계급을 써서 ‘박 소장’(Maj. Gen. Pak) 등으로 했고, 김 부장은 ‘보안 책임자 김종필’(security chief Kim Chong-pil) 등으로 표기했다. 이름의 로마자 표기법도 나중에 쓰이게 된 것과는 약간 다르다.

1962년 3월 3일 보고서에는 “군사평의회 지도자 박은 커져 가는 김의 권력을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송을 지지해 왔다”며 만약 대결이 이뤄지면 부정과 추문이 많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서 송은 송요찬 당시 내각수반을 가리킨다.

즉 당시 제1인자이던 박 의장이 사실상 제2인 자로 꼽히던 김 부장을 견제하기 위해 송요찬 내각수반에게 힘을 실어 줬다는 관측이다.

공개된 문건 중 해당 부분의 소제목을 보면 ‘남한 내각수반 송 (…) 보안 책임자 김종필’로 돼 있으며, (…) 부분은 비공개로 지정돼 삭제된 상태로 공개됐다.

1963년 1월 22일 보고서는 김동하 중장을 시작으로 많은 인사가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사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데 대해 “남한 통치위원회에 공공연한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런 집단 사퇴 움직임이 “오래 보안 책임자를 맡아 온 남한의 숨은 실력자 김종필이 정권의 고분고분한 신생 정당의 주도권을 잡아 공개적으로 정치적 권력을 얻는 것을 막으려는 막판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틀 뒤인 1963년 1월 24일 보고서는 “김종필은 이제 정권의 정당에서 축출됐으며 우리는 그가 곧 다른 사람들 몇 명과 함께 해외로 보내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군부 지도자들은 어떤 경우든 공개적인 반대세력(야당)은 싹부터 잘라버리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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