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두 여교사, 총상에도 화재경보 울려 대형 참사 막아

美 두 여교사, 총상에도 화재경보 울려 대형 참사 막아

입력 2015-07-25 00:32
업데이트 2015-07-2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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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7시 20분(현지시간)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라파예트의 한 영화관에서 발생한 ‘묻지마 총기 난사’를 대형 참사의 위기에서 구한 건 두 명의 여교사였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한 교사는 다른 교사를 구하려고 몸을 날렸고, 동료 덕분에 치명상을 피한 그 교사는 다리에 입은 총상에도 극장에 설치된 화재경보기를 잡아당겨 관객의 대피를 유도했다.

총성이 울렸지만, 영화의 한 장면인 줄 알던 극장 관객들은 그제야 서둘러 몸을 피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24일 애드버킷 등 루이지애나 언론 등에 따르면, 영웅적인 행동으로 ‘원더우먼’으로 칭송받는 여교사는 알리 비아토 마틴과 제나 레뇽 모다.

라파예트에서 남동쪽으로 약 48㎞ 떨어진 뉴 이베리아의 잔느레 고교에서 영어 교사와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이들은 최근 개봉한 코미디 영화 ‘트레인 렉’(Train Wreck)을 보려고 상영관 16개를 갖춘 대형 멀티플렉스인 그랜드 시어터를 찾았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앨라배마 주 떠돌이인 백인 남성 존 러셀 하우저(59)가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일어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기를 난사하자 극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총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포의 순간, 모가 먼저 움직였다. 마틴을 보호하려고 그녀의 몸 위로 덮친 것이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모가 몸으로 총알을 보호하지 않았다면, 총알이 마틴의 머리에 박혔을 것”이라고 했다.

동료의 용감한 방어로 생명을 건진 마틴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급히 몸을 일으켜 극장 한쪽에 있던 화재경보기의 손잡이를 당겼다.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을 알아챈 관객들은 비상구를 통해 극장 바깥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경보음을 듣고 주차장에 대기하던 경관 두 명이 서둘러 극장 쪽으로 다가왔고, 총기를 난사한 뒤 관객 틈 사이에 은신해 현장을 떠나려던 하우저는 결국 극장 안으로 돌아와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목숨을 끊었다.

하우저가 발사한 최소 13발의 총알에 관객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진달 주지사는 “대부분이 자신만을 생각하기에 바쁜 그 상황에서 마틴이 화재경보기를 잡아당겨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했다”며 마틴을 구한 모와 더불어 두 교사의 이타적인 행동을 높게 평가했다.

이베리아 패리시(카운티와 같은 개념) 교육청의 데일 헨더슨 교육감은 “두 여교사 모두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마틴은 곧바로 병원에서 퇴원한 데 반해 모는 오늘 중 병원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는 내게 영어 수업을 받은 제자로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면서 모와 마틴이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칭찬했다.

폭스 뉴스는 루이지애나 주 교사협회의 이베리아 지부장인 캐미 모린이 온라인 성금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두 교사의 의료비 지원을 호소하는 창구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미국 중부시간 24일 오전 9시 20분 현재 개설 9시간 만에 172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1만 달러의 절반을 넘은 6천 달러를 적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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