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작전 ‘모범생’ 예멘, 반년만에 전쟁터로

대테러작전 ‘모범생’ 예멘, 반년만에 전쟁터로

입력 2015-03-26 16:29
수정 2015-03-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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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반 년 전인 작년 9월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하면서 예멘을 모범사례로 언급했다.

대테러 작전의 ‘모범생’ 예멘이 반년만에 전쟁의 혼돈에 빠진 것은 ‘아랍의 봄’ 이후 평화적 정권 이양이 좌초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멘은 2011년 말 벌어진 민주화 시위로 이듬해 2월, 34년을 철권통치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가 하야하면서 앞날에 대한 희망이 부풀었다.

그러나 장기 독재의 깊은 뿌리는 예멘의 민주주의를 순순히 허락하지 않았다.

살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이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가 2년 임기의 과도정부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하디 정권은 합법성을 갖췄음에도 급조된 탓에 정치·군사적 기반이 취약했다.

하디 대통령의 역량 부족일 수도 있지만 그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환경은 민주화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엔 열악했다.

의회 다수당 국민의회당(GPC)은 여전히 퇴출당한 독재자 살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살레는 권좌에서 쫓겨나면서도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 재직 중 통치행위에 대해 형사소추 당하지 않을 권리를 획득, 배후에서 GPC를 뜻대로 움직였다.

이에 맞서야 할 이슬라당, 남부 사회주의 정파 등 야권은 정치 개혁과 민생보다는 정부 요직에 자신의 세력을 심는 눈앞의 이득에 더 관심을 쏟았다.

군부 상당수 인사도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한 살레의 편에 섰다. 살레 전 대통령과 전략적으로 내통한 후티는 끊임없이 정부를 흔들었다.

하디 대통령은 군 고위 인사의 개혁을 단행, 살레의 장남과 조카 등 측근을 제거하긴 했지만 이는 군 전력의 붕괴로 이어졌다.

군의 전투력 상실은 북부 시아파 무장조직 후티가 세력을 확대하는 한 원인이 됐다.

후티가 지난해 9월 수도 사나로 밀고 들어왔을 때 예멘 정부군은 이를 저지할 전투력이 없었고 일부 군장교는 후티의 ‘진격’을 환영했을 정도였다.

예멘의 어려운 경제 사정도 민주화 이행의 걸림돌이었다.

후티가 본격적으로 반정부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은 하디 정부가 재정을 개혁한다며 연료 보조금을 축소하면서부터다

연료값이 폭등하자 하디 정권에 반대하는 민심이 들끓었고 후티는 이를 틈 타 반정부 시위에 앞장서며 지지 기반을 넓혔다.

예멘에 막대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력을 고려해 이들의 지지를 받는 하디 대통령을 인정하면서도 5개월간 하디 정부와 연방분할 방법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결국 지난달 6일 예멘 의회와 내각을 해산하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의 전면에 나섰다.

아덴으로 피신한 하디 대통령은 유엔과 사우디의 지지를 등에 업고 옛 남예멘 분리주의 세력을 규합해 후티에 저항하려고 했다.

그러나 무력을 앞세워 순식간에 남하하는 후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데다 분리주의 세력 내부에서도 한때 살레 정권에 협력했던 하디 대통령를 신뢰하지 못했다.

결국 하디 대통령이 24일 외국의 군사개입을 요청하면서 예멘 영토는 외국 군대와 반군의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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