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위기’ 이란 핵협상 주도권 바뀌나

‘러시아 금융위기’ 이란 핵협상 주도권 바뀌나

입력 2014-12-17 15:48
수정 2014-12-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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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그 여파가 이란 핵협상에도 미칠 전망이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예상 밖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유가가 폭락하면서 이란의 든든한 버팀목이 흔들리기 시작한 탓이다.

협상 시한으로 정해졌던 지난달 24일까지의 상황은 이란에 다소 무게중심이 쏠린 게 사실이다.

내년 7월1일로 시한이 연장되자 미국 정부가 의회 보수파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것과 달리 이란 정부와 최고지도자는 “미국이 이란을 무릎 꿇게 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것이 그 방증이다.

협상 당사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 중 러시아는 이란과 가장 밀접한 공조를 펴왔다.

두 나라가 전통적으로 우방이기도 하지만 모두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는 터라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놓고 벌이는 핵협상은 이들을 한 편으로 묶었다.

대이란 경제제재가 풀리면 대러시아 경제제재 해제의 간접적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결국 ‘돈 문제’가 협상의 칼자루의 주인을 바꾸는 상황이 됐다.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현실화하자 기회를 포착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여느 때의 러시아 같았다면 달러 강세 속에서도 원유 수익으로 버틸 수 있었겠지만 유가는 6월의 반토막난 상황이다.

이란으로선 러시아의 처지와 미국의 공세가 남의 일일 수 없다. 일단 저유가가 이란의 경제에 큰 타격이다.

이란은 30여년간 경제제재 탓에 산업구조가 다변화되지 못하고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다.

올해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 예상액은 62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1%다. 지난해 이란 정부 재정의 석유 의존도는 50.0%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보면 올해 이란 재정수지의 균형을 가능케하는 국제 유가 수준은 배럴당 130.5 달러로 현재 유가의 배가 넘는다.

비공식 통계지만 연 40%를 웃도는 인플레도 이란 국민의 삶을 곤궁에 빠뜨리고 있다.

이란은 저유가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지만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로 부도 위기까지 간다면, 협상장에서 미국의 추가 경제제재 카드는 이전 협상과 달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국제 유가가 이란의 뜻대로 오를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이란 경제의 돌파구는 경제제재 해제 외엔 없다.

미국은 벌써 17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핵협상 직전 이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대러시아 경제제재는 이란이 악영향을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경제에도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게 유사점”이라며 러시아와 이란을 묶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특히 “이란이 핵협상 장에 나오게 된 이유는 오직 경제제재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란에 끌려 다닌다는 비판을 받았던 미국 정부가 추가 자신으로 기우는 상황 변화를 감지한 셈이다.

이란의 거시지표는 현재로선 급박한 수준은 아니다. 달러대비 이란의 리얄화 가치는 연초보다 약 10∼15% 하락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20% 정도 내리긴 했지만 리얄화의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2008년부터 달러화 기준 300% 정도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최근 3년간 1천200억달러 상승했다.

작년 11월 ‘제네바 합의’로 협상 타결 시한이 두차례 연기되면서 해외 동결 자산 112억 달러를 챙기는 부수입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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