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보금자리 다칠라” 아이슬란드 도로 공사 차질

”요정 보금자리 다칠라” 아이슬란드 도로 공사 차질

입력 2013-12-23 00:00
수정 2013-12-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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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과 용암으로 덮인 인구 32만명의 섬나라 아이슬란드에서는 요정이 고속도로 건설도 중단한다?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수도 레이캬비크 외곽 가르다베르와 알프타네스 반도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중단됐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보도했다.

환경단체 ‘용암의 친구들’이 도로 건설이 환경과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요정’의 보금자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소송을 내 대법원 판결 전까지는 공사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인근 북유럽 국가의 민담이나 전설에도 요정이나 트롤 등 신화적 존재가 등장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를 훨씬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2007년 아이슬란드 대학의 조사에서 응답자 1천명 가운데 62%가 요정이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레이캬비크에 사는 작가 힐마르 군나르손은 “우리 할머니는 가위를 잃어버리고선 ‘요정이 빌려갔으니 다 쓰고 나면 돌려줄 것’이라며 새로 사지 않으셨다”며 요정의 장난에 얽힌 행복한 기억을 소개하기도 했다.

요정 이야기가 이처럼 일상이 된 것은 화산과 지진 등 거친 환경에서 살아온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는 의견도 있다.

아이슬란드 대학 민속학 교수 테리 군넬은 “우리나라는 보이지 않는 지진에 집이 부서지고 유황 냄새로 발아래에 보이지 않는 불이 있다는 것을 아는 곳”이라며 “요정의 존재가능성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군넬 교수는 “’숨어 사는 사람’의 이야기와 요구를 세심하게 다뤄야한다는 것은 이 땅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도 예전에 미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요정을 믿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은 일종의 자연과 관계 맺기고 존중의 문제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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