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박물관 “조선왕실투구, 도난품 여부 모른다”

도쿄박물관 “조선왕실투구, 도난품 여부 모른다”

입력 2013-10-17 00:00
수정 2013-10-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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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 조립 착오 인정…수집경위 확인 여부 의문

조선의 왕실 투구를 전시 중인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이 투구가 도난품인지 여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 국립박물관이 1일 시작한 기획전시 ‘조선시대의 미술’에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왕실 물품이 다수 선보였다. 사진은 고종의 것이 확실시 되는 왕실 투구. 연합뉴스
도쿄 국립박물관이 1일 시작한 기획전시 ‘조선시대의 미술’에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왕실 물품이 다수 선보였다. 사진은 고종의 것이 확실시 되는 왕실 투구.
연합뉴스
도쿄박물관은 17일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오구라씨가 어떻게 (투구 등 조선문화재를) 입수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투구는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가 일제 강점기에 한반도 전역에서 수집한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그의 아들이 1982년 수집품 1천40점을 도쿄박물관에 기증했다.

오구라는 도굴 등의 방법으로 문화재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오구라 컬렉션이 도난 문화재의 집합체라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도쿄박물관은 오구라 컬렉션의 수집 경위를 모르기 때문에 도난품을 기증받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규약을 위반했는지 답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증받을 때 도난품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투구를 포함한 오구라 컬렉션이 도난품이라는 게 인정되면 한국으로서는 반환 요구의 당위성을 갖게 된다.

또 기증을 전후해 박물관 측이 입수 경로에 관해 실제로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박물관은 도난품 의혹에 관해 따로 확인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도난품일 가능성이 있고 왕실의 상징물이므로 한국에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투구의 붉은 털 장식인 ‘상모’(象毛)의 위치가 달라진 것에 관해 기증받을 당시 조립에 착오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도쿄박물관은 이날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에 보낸 이메일에서 “1982년 촬영 당시 (상모 등) 부품을 조립할 때 뭔가 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연구원이 구조를 상세히 관찰했고 청나라 건륭제(乾隆帝)의 갑옷과 투구 사진 등을 분석해 상모를 투구 머리 장식에 붙은 기둥인 ‘간주’(幹柱) 상단에 가깝게 위치시키는 게 타당하다는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투구 상당의 옥 장식은 줄곧 새 모양으로 변화가 없고 동일품이라고 주장하며 이 장식이 용 모양에서 새 모양으로 교체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옥 장식이 2005년에는 없었는데 최근 전시에서 등장한 이유에 관해서는 2005년에는 (파손 등) 위험 방지를 위해 옥이 분리된 상태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촬영하도록 했으며 전시를 위해 접착한 상태라고 밝혔다.

혜문 스님은 “옥 장식이 본래 투구에 있던 것이 맞는지 등이 명확하지 않고 도쿄박물관이 조립법을 명확히 모르고 있었다는 것인데 투구에 대한 고증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식을 영구적으로 접착했다면 위험할 수 있다”며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투구의 옥 장식이 분실돼 다른 것으로 대체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박물관이 투구의 올바른 조립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도쿄박물관은 이달 1일부터 ‘조선시대의 미술’이라는 기획전시에서 고종의 것으로 알려진 투구와 갑옷 등을 왕실 물품을 전시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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