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성결혼 허용하나…대법원, 지지 시사

미국 동성결혼 허용하나…대법원, 지지 시사

입력 2013-03-28 00:00
수정 2013-03-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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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금지법 위헌성 여부 이틀째 심리…6월 말께 결론

미국 연방 대법관 9명 중 과반인 5명이 동성 결혼을 금지한 현행 연방 법의 합헌성에 의문을 던졌다.

전국적으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연방 정부가 동성 결혼자를 지원하도록 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을 금지한 연방 법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리를 이틀째 벌였다.

대법원은 전날에 이어 이틀간 동성 결혼 찬반론자들의 의견을 듣고 나서 6월 말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날 핵심 쟁점은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이성 간 결합’이라고 규정한 1996년 결혼보호법(DOMA)이 헌법에 어긋나느냐다.

하원(찬성 342표, 반대 67표)과 상원(찬성 85표, 반대 14표)에서 잇따라 가결되자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한 이 법은 동성 결혼 부부에게 1천 가지가 넘는 연방 정부 차원의 복지 혜택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원고인 에디 윈저(83) 씨는 40년간 동거해온 테아 스파이어 씨가 2009년 사망한 직후 36만3천달러의 연방 상속세가 부과되자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커플은 2007년 캐나다에서 결혼했다.

윈저 씨는 ‘정상적인 부부’라면 안 내도 될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은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은 결혼보호법 3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차별적이고 위헌적이라는 논리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한 이날 심리에서 대법관들의 의견도 엇갈렸으나 과반인 5명이 현행법의 합헌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도 성향의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연방 정부가 게이(남성 동성애자) 커플에 대한 복지 혜택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 법은 결혼과 아동의 권리에 대한 정부의 전통적인 의무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일부 주에서 이미 합법화한 동성 결혼을 연방 법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9개 주와 워싱턴DC가 동성 결혼을 허용한다.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루스 베이더 린즈버그 대법관도 “결혼보호법 때문에 ‘완전한 결혼’과 ‘불완전한 결혼’(skim-milk marriage)이라는 두 가지 결혼 방식이 생겼다”고 꼬집었다.

히스패닉계 여성으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 대법원에 들어간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더 직설적으로 이 법이 평등권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버츠 대법원장과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 등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법관들은 2011년 결혼보호법에 대한 법적 방어를 포기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정부는 어쨌거나 의회가 통과시켰고 법정에서 다투는 법률을 지킬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당시 결혼보호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사법적으로 옹호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전날에는 동성 결혼 자체를 금지한 캘리포니아주의 법률 조항(프로포지션8)에 대한 찬반 의견을 청취했다.

2008년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동성 결혼을 막는 법률안을 발의해 투표로 통과시켰지만 동성 결혼 지지자들이 이에 저항했고 연방 1ㆍ2심 법원이 연이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절반 이상의 대법관이 위헌 판단의 적기가 아니라거나 상고 이유가 부족하다며 기각 또는 각하 취지로 발언했다.

이러면 하급심의 위헌 결정이 유지돼 동성결혼금지법은 폐기된다.

미국 전역의 결혼에 대한 인식을 바꿀 이 역사적인 재판을 직접 보거나 대법원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으로 800명이 워싱턴DC 대법원 청사 주변에 몰려들었다.

한쪽에서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라고 시위를 벌인 반면 반대쪽에서는 ‘동성 결혼은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이 법률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고 2016년 민주당 대권 주자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최근 동성 결혼을 공개 지지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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