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장례식 엄수…마두로 임시 대통령 취임

차베스 장례식 엄수…마두로 임시 대통령 취임

입력 2013-03-09 00:00
수정 2013-03-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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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반미 지도자들 ‘총 집결’ 눈물 속 “차베스 만세”…추모정국서 선거정국으로 전환

암 투병 끝에 숨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장례식이 8일(현지시간) 엄수됐다.

이날 수도 카라카스 군사학교 예배당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온 정상과 대표단, 현지 외교사절들이 참석했다.

식장 앞쪽에 놓인 차베스의 관은 베네수엘라 국기로 장식됐으며 각국에서 온 정상과 대표단은 순서대로 나와 관을 덮은 국기를 어루만지거나 가벼운 키스와 함께 기도하는 것으로 차베스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의 장검과 똑같이 만든 복제품을 차베스의 관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당신의 영혼과 정신은 육체가 잡지 못할 정도로 너무 강했다. 당신의 영혼과 정신은 (신의) 사랑과 은총 속에 크며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고 애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연주로 베네수엘라 국가가 장내에 울려 퍼지자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비장감이 감돌았고, 국가가 끝난 뒤로는 좌중에서 ‘차베스 만세’, ‘투쟁은 계속된다’라는 구호가 박수와 함께 쏟아졌다.

장례식에는 중남미 국가 정상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행사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주목을 받았다.

생전 차베스와 긴밀했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 위대한 남자를 잃었다”며 “우고는 국민으로부터 와서 국민에게 봉사했다”고 칭송했다.

미국 대표단과 함께 할리우드 개성파 배우인 숀 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숀 펜은 그간 차베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인물이다.

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추모객들은 군사학교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장례절차를 지켜봤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차베스가 누워있는 관 옆으로 다가와 예를 표하자 일제히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식장 밖은 장례식을 먼발치에서라도 보러 온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몸을 차베스 문구로 장식한 사람부터 사진과 플래카드를 들고 ‘차베스여 영원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이 눈에 띄었다.

워낙 대기 줄이 길고 날씨가 더운 탓에 응급차 앞으로 설치된 의료용 막사 안에는 노인들이 쉬거나 응급치료를 받는 장면이 목격됐다.

베네수엘라 군은 장시간 기다리는 추모객들을 위해 음료수 등을 무료로 나눠줬으나 거리에는 이들이 마시고 버린 쓰레기들이 넘쳐나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장례식이 끝난 뒤로 7일 동안 차베스 대통령의 모습을 추가로 공개해 더 많은 이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기간이 끝나면 시신을 카라카스 내 ‘1월 23일’ 구역에 있는 군사 혁명 박물관으로 옮겨 영구 보존을 위한 방부처리 작업에 들어간다.

한편 마두로 부통령은 장례식이 끝난 뒤 국회로 자리를 옮겨 ‘30일 짜리’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야권의 집단적 반발 속에 집권당 인사들만 참석한 채 이뤄진 취임식에서 마두로는 차베스에 대한 지속적인 충성을 다짐했다.

그는 차베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암 발병과 관련해 “과학적으로 이상하다”면서 또 다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마두로는 임시 대통령으로 있는 30일 동안 대통령 재선거를 치른다.

그는 스스로 집권당 후보로 대선 무대에 나가 야권 통합연대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와 차기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가 차베스 추모 정국에서 본격적인 대통령 재선거 정국으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정치 격돌이 예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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