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카다피 고향마을서 비참한 최후

독재자 카다피 고향마을서 비참한 최후

입력 2011-10-21 00:00
수정 201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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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리비아 철권통치‥전세계 최장수 국가원수



20일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에 붙잡힌 직후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는 42년간 자국을 쥐락펴락했던 ‘독재자’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권좌를 고수해 온 그였지만,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의 파도가 리비아를 뒤흔든 지 약 8개월 만에 고향 시르테 근처 모래밭에서 굴곡진 일생을 마감했다.

전 세계에서 최장수 국가원수 자리를 지켜온 카다피는 1942년 리비아 시르테 인근의 한 베두인족 텐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하다 군에 투신한 카다피는 아랍민족주의자였던 이집트 전(前)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를 ‘롤 모델’로 삼아 자유장교단을 결성했다.

1969년 친(親)서방 성향의 왕정을 무혈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은 카다피는 1977년에는 사회주의와 이슬람주의, 범아랍주의를 융합한 ‘자마히리야(인민권력)’ 체제를 선포하고 독특한 형태의 ‘인민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며 의회 제도와 헌법을 폐기하고 전제 권력을 휘둘렀다.

카다피가 통치한 지난 40여년간 리비아는 각종 테러는 물론 반미(反美) 무장단체 지원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악명이 높았다.

특히 1988년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270명이 탑승한 미국 팬암기를 폭파시켜 국제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았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중동의 미친 개”라는 비난까지 듣기도 했다.

2003년에는 팬암기 사건 유족들에게 보상을 약속하는가 하면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며 서방과 ‘화해 무드’에 돌입했으나 리비아와 국제사회 사이의 갈등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08년에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넷째 아들 부부가 스위스의 한 고급호텔에서 가정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스위스와 2년간 외교분쟁을 겪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리비아 유전 개발과 관련한 영국 기업의 로비설에 휩싸인 채 팬암기 폭파 사건 피의자를 석방해 미국이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카다피는 이후에도 서방 국가는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 등 친서방 아랍국가를 비판하며 자신이 ‘아랍권 리더 중의 리더’라고 자칭해왔다.

하지만, 그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의 영향을 받은 자국 시위대와 시민군이 올해 초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무력 행동에 돌입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카다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혈 진압에 나섰으나 결과적으로 시민군의 공세와 나토의 공습에 직면하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정부군과 반군간에 6개월간 이어진 내전 끝에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함락했고, 40년 넘게 이어 온 카다피의 철권통치에도 종지부가 찍혔다.

이후 카다피는 모습을 감춘 채 수하들을 통해 ‘결사 항전’ 하겠다는 의사만 내보냈다.

그가 리비아에 있는지 아니면 외국으로 도주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일부 가족과 측근이 외국으로 피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카다피의 소재에 대한 의혹은 증폭됐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며 과도정부군으로 탈바꿈한 시민군이 카다피 지지 지역인 시르테와 바니 왈리드, 사브하, 주프라를 차례로 점령할 때에도 숨어 지내는 카다피가 리비아의 향후 정치 일정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날 오전 나토 무인기의 공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카다피는 부상한 채 과도정부군에 붙잡혔고, 상처가 컸던 탓에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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